노조 설립 정족수 “충분하다” VS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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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설립 정족수 “충분하다” VS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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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한인타운노동연대(KIWA)에서 코웨이USA 노조준비위원회와 가주 소매 및 식당 노동조합(CRRWU)이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설립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 우미정 기자


코웨이USA, 투표 결과 놓고 노사간 이견

사측 "투표자 서명 다른 44표 제외해야"

노측 "적극 참여자 보류… 납득 어려워,

현장 서비스 직원 부당한 처우 개선돼야"



코웨이USA가 노동조합 설립을 추진했으나, 사측과 절차 문제에 대한 이견이 불거져 노조 설립에 차질을 빚고 있다.


정수기 및 공기청정기 시스템의 제조, 설치 업체인 코웨이(Coway)USA 노조설립준비위원회(가칭·이하 준비위)는 25일 오전 9시 한인타운노동연대(KIWA) 사무실에서 가주 소매 및 식당 노동조합(California Retail & Restaurant Workers Union, CRRWU)과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연방노동위원회가 주관, 실시한 노조설립 관련 투표에 대한 개표 결과를 발표했다. 우편으로 이뤄진 투표는 이달 초부터 21일까지 진행됐으며, 24일 개표됐다.


CRRWU에 따르면, 준비위에 등록된 157명의 코웨이USA 직원들 중 144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유효표 100표 중 찬성 69표, 반대 31표의 개표 결과가 나왔다. 나머지 44표는 서명이 본인과 다르다는 사측 변호인의 이의 제기로 개표에서 일단 제외됐다. 사측은 노조 설립이 이뤄지려면 144명의 과반+1에 해당하는 73표 이상이 나와야 하는데 4표가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코웨이USA의 한 사측 관계자는 2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개표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로 공식적인 노조 설립은 이뤄지지 않았다. 144명 투표 중 44표의 개표가 보류(홀드)된 상태”라며 “홀드 된 표는 아직 개표 전이므로 준비위측에서 언급한 추가 찬성 28표는 어디까지나 추측”이라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홀드 된 표에 대해 상호 이의를 제기했으며, 향후 준비위와 소통, 조율할 부분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주 안으로 다음 프로세스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준비위측은 “사측이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44표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며 “문제의 44표 중 28표는 노조설립 준비에 가장 적극적인 의사를 갖고 있는 직원들이다. 오늘 기자회견장에 직접 나온 준비위측 3명의 표도 보류표로 분류됐다”고 주장했다.


준비위는 CRRWU와 연대, 전국노동관계위원회(NLRB)에도 등록할 예정이다. CRRWU는 지난 6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한식당 겐와 코리안 바비큐 직원들이 설립한 노조다.


코웨이USA에서 13년간 근무한 김성규씨는 “방문 서비스 현장에서 개에 물리고, 허리를 다쳐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심한 욕설로 모멸감을 느끼면서 눈물을 머금고 일했다. 이런 일을 회사에 보고해도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며 “10년 넘게 임금이 동결되고 각종 불합리한 처우를 받으면서 일했다”고 말했다.


또 9년째 근무중인 박은애씨는 “가족 부양을 위해 쉬지 않고 일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근무환경이 악화됐고 과중한 업무로 앓아 누운 적도 많았다”며 “KIWA의 지원을 받아 노조 결성을 준비하게 됐으며, 노조는 회사와 대립관계를 위해 결성한 조직이 아닌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의 역할을 분명히 하는 취지”라며 울먹이기도 했다.


8년차 직원 오선영씨는 “고객 집으로 방문해 공기 필터, 워터 소프트너, 심지어 비데까지 정기적으로 정비한다. 필요에 따라 하루 10회 이상 방문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며 “정비 직원들을 통해 유지보수를 하면서 판매 업무까지 시키고 있지만, 이에 따른 추가 보상도 없었다”고 호소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호세 로베르토 에르난데스 CRRWU 회장과 코웨이USA 준비위측 직원 4명, 필리핀 노동자센터 디렉터, KIWA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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