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전부가 아니네요…영업시간도 조금 줄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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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전부가 아니네요…영업시간도 조금 줄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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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존 김 매니저가 15일 전면 리오픈을 맞아 착석 금지 테이블의 테이프를 떼고 있다. 원내는 김종오 대표.          백종인 기자 



파란만장, 우여곡절의 15개월을 끝내며 <2>

 

한밭설렁탕 김종오 대표·김종한 매니저

확진승무원 괴담 피해로 매출 1/4 급감

“단골 고객들이 도와줘서 어려움 극복,

이제 돈 버는 데만 매달리지 않으려구요”

 

<전문>

캘리포니아가 15개월만에 일상으로 돌아왔다. 개빈 뉴섬 주지사는 15일을 기해 자택대피령을 해제하고, 전면 재개방을 선언했다. 지난해3월부터 이어지던 코로나와의 싸움이 일단락 되는 날이다. 본지는 힘겨운 전쟁터의 맨 앞에서 있었던 한인들을 만나봤다.

 

 

지난해 2월의 일이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공포가 막 시작될 무렵이다.


남가주 한인사회에 정체 모를 SNS 하나가 떠돌기 시작했다. ‘인천에서 LA를 운항하는 KE017편에 탑승한 승무원 한 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발표됐다’는 내용이었다. 일정과 시간표까지 매우 상세하게 제시됐다. 문제는 맨 마지막 줄이다. ‘이 승무원이 코리아타운에 있는 업소 몇 군데를 다녀갔다’며 구체적인 상호까지 한글로 적시했다. 꽤 알려진 식당 3곳의 이름이었다.


이 내용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비롯해 카카오톡,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통해 삽시간에 한인사회 전체로 퍼져 나갔다. ‘확진 승무원 동선입니다’ ‘주변에 빨리 알려주세요’ 같은 메시지가 첨부돼 경각심을 부추겼다.


그 중 한 곳이 LA에 있는 한밭설렁탕(웨스턴+5가)이다. “그날 마침 주방에 뜨거운 물이 안 나와서 문을 닫고 공사했어요. 친구들을 비롯해서 아는 분들이 계속 전화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정말이냐’ ‘괜찮냐’고 하시더라구요. 무슨 일인가 하고 봤더니, 바로 그 얘기였어요. 우리가 ‘수리중’이라고 붙여놓고 영업을 안했으니, 아마도 의구심은 더 커졌겠죠.” 업소 김종오 대표의 기억이다.


“그 때만해도 정상적으로 영업은 했죠. 그런데 그 사건 이후로 매출이 반의 반(25%)으로 줄어들더라구요. 몇 주 동안 계속 그렇게요. 그냥 황당할 뿐이었죠.” (김종오 대표)


당시 피해 업소 3곳이 모임을 가졌다. 여기는 김 대표의 동생 존 김(김종한) 매니저가 주로 참석했다. “나중에 최초 유포자를 찾았어요. 처음에는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마음이었지만, 결국 사과만 받고 그냥 끝내기로 했죠.”


김 매니저는 “그나마 우리는 조금 나았어요. 오래된 단골 고객들이 많이 도와주셨죠. 하지만 그 때 거론된 업소 중에는 막 오픈한 곳도 있었는데, 그런 식당은 피해가 더 직접적일 수 밖에 없었겠죠”라고 당시를 기억했다.


어디 그 일 뿐이겠나. 파란만장, 우여곡절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작년 9월 김 대표는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갑상선 암진단을 받고 수술을 위해서였다. 게다가 최근 류마티즘까지 악화됐다. 인터뷰 날(14일)도 “오늘 아침 갑자기 통증이 심해졌어요. 서둘러 병원에 가봐야겠어요”라며 양해를 구할 정도다.


“이런저런 스트레스가 많아서 그렇군요”라고 하자 “본래 몸이 좀 안 좋아요”라고 얼버무린다. 하지만 지난 1년간의 마음 고생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동생 김 매니저가 얘기를 이어간다. “인원 제한이 50% 허용될 때부터는 나아졌어요. 4월부터 거의 예전 수준을 회복했죠.” 눈에 띄는 건 영업시간이다. 일요일은 쉬고, 평일에도 마감을 (오후 9시까지로) 1시간 당겼다.


“이번에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한 가지를 깨달았어요. 예전처럼 돈 벌려고 악착같이 매달리지 말아야겠다는 거죠. 주 5~6일씩 일하던 종업원들도 4일 정도로 줄여드렸어요. 돈보다 중요한 게 훨씬 더 많더라구요.” (존 김 매니저)


백종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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