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야기] 트라우마 방지 위해 안정적 환경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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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야기] 트라우마 방지 위해 안정적 환경 중요

웹마스터

제이슨 송

뉴커버넌트 아카데미 교장


지난 주말 우연히 우체부 세 명과 골프를 쳤다. 그들은 평상시 네 명이 함께 골프를 쳤는데 하루 전, 멤버 중 한 명이 위암으로 갑자기 사망했다고 말했다. 사망한 사람은 이란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민와 줄곧 우체국에서 일을 해왔다고 했다. 얼굴을 보면 그가 가장 늙어 보였지만 사실은 50대 중반으로 제일 젊었다는 게 그들의 말이었다. 온갖 고생으로 인해 주름이 깊었던 그는 항상 안절부절했고 대인관계도 썩 좋지 않았으며 일에 집중도 못해 딱하기만 했다고 세 사람은 혀를 찼다. 그들은 사망한 친구가 어렸을 때 이란에서 많은 사람이 총살당하는 것을 여러 번 목격했기에 큰 트라우마가 있었고 그것이 바로 원인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트라우마가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대단하고 심각하다. 그래서 부모나 교사는 아이가 큰 트라우마 없이 성장하도록 안정적인 환경을 마련해줘야 한다. 물론, 100% 트라우마 없는 성장기란 없으며 사람마다 트라우마를 관리하는 능력에 차이가 있지만 안정적인 환경은 트라우마의 깊이와 횟수를 분명 줄여준다. 그렇다면 초등학생이나 청소년에게 가장 큰 트라우마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세 가지를 지적한다.


첫째는 부모의 잦은 부부싸움과 이혼이다. 부모싸움이 아이들이 불안해 할 정도로 심할 때 아이들은 당연히 스트레스를 받는다. 또한, 반복되는 스트레스는 아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며, 부모가 이혼까지하면 당연히 트라우마로 남는다. 참고로 아이들은 부모가 이혼하는 이유가 자기 때문이란 그릇된 생각을 갖기도 한다. 그래서 자신을 탓하고 미워하기도 한다.  


이 이유 때문이라도 부모는 건강한 가정을 꾸리고 자녀에게 긍정적인 부부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렇지 못한 가정, 즉 역기능적 가정이야 말로 요즘 젊은이들이 결혼을 기피하는 가장 큰 원인이라 생각한다. 이혼률이 60%를 육박하는 이 시대, 절대 결혼하지 않겠다는 싱글들이 경제적 이유 외에 왜 그런 결정을 내렸을지 인지해야 한다.


둘째는 동급생들의 놀림이나 왕따 또는 따돌림이다. 특히 학생들이 5, 6, 7 학년이 되면 친구나 동급생이 끼치는 영향이 종전보다 커지고, 그래서 타인이 자기를 어떻게 보고 어떻게 생각하는지 매우 예민해지기에 당연히 학교나 공동체에서 놀림이나 왕따를 당하면 상처로 남는다. 왕따나 따돌림은 정도가 심할 수도 있고 보통 어른들이 말하는 “다 그러면서 자라는거야”의 수준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심리학자들은 트라우마를 만들어내는 요소(거부, 굴욕, 배신, 불의)가 왕따와 비하에 포함돼 있기에 부모나 교사가 이런 상황에 관심을 보이고 개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지금 우리시대의 아이들은 팬데믹 동안 소셜미디어만 보고 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들은 미디어를 통해 보고 들은대로 말하고 행동하는데, SNS에서 배운 은어나 표현은 매우 거칠고 상스럽고 협오적이다. 아이들은 정확한 의미나 뉘앙스도 모른 채 그런 말과 표현을 사용해 상처를 준다. 그렇기에 부모나 교사는 예방차원의 교육과 대화는 물론, 동급생 사이에 놀림이나 왕따 문제가 발생하면 꼭 개입해 교통정리를 해주고 잘잘못을 헤아리는 작업에 참여해야 한다. 이런 일에 필자가 개입할 때 가장 답답한 바는 다수의 부모가 남의 아이를 먼저 탓하는 것이다. 하지만 등잔 밑이 어둡다고 집에서 아이가 얼마나 소셜미디어를 많이 사용하고 또 온라인게임을 누구와 함께 하며 어떤 말을 쓰는지 잘 살펴보고 통제하는 것이 먼저 필요함을 지적하고 싶다. 


셋째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특별히 할아버지, 할머니 또는 가까운 가족이나 친지의 죽음이 트라우마로 남는다. 어렸을 때 부모나 가족의 죽음을 경험하면 당연히 “인생이 무엇인가”같은 철학적 질문, 또 “나는 언제 죽을까”란 현실적인 질문을 하게 마련이다. 부모나 어른은 여러 번 장례식에 가 본 경험 덕택(?)에 비교적 덜 떨고 가슴을 덜 조인다. 하지만, 죽음에 낯설은 아이들은 큰 충격을 받는다. 그렇기에 제대로 슬퍼하며 큰 그림을 볼 수 있도록 부모와 친지가 곁에서 아이를 돌보고 도와야한다. 


트라우마 없는 성장기는 없다. 하지만 트라우마의 깊이와 횟수는 줄일 수 있다. 팬데믹 이후 정신건강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부각해 거의 매일 해괴한 사건을 접하기에 딱하고 안타깝다. 그러니 부모와 교사는 더더욱 다음 세대를 잘 양육하고 가르쳐 트라우마를 잘 처리하고, 깊은 상처로 남지않게, 큰 사고나 사건의 원인이 되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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