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비 빼돌려 펑펑...‘두 얼굴의 노조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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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비 빼돌려 펑펑...‘두 얼굴의 노조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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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리 존스 전 전미자동차노조(UAW) 위원장이 재임 중이던 2019년 7월 FAC 경영진과의 협상 도중 발언하고 있다. /AP




전미자동차노조 전 위원장 1심서 징역 28개월



1935년 결성된 전미자동차노조(United Auto Workers Union·UAW)는 규모와 영향력 면에서 미국 최강의 노조로 꼽힌다. 미국 전역을 포함해 캐나다, 푸에르토리코에 있는 자동차·항공기·농기계 제조업체에서 일하는 현역 노동자 40만명과 은퇴 노동자 58만명이 가입돼있다.


이 거대 노조를 이끄는 UAW 위원장은 미국 산업계의 절대 권력으로 영향력을 확고하게 행사하는 ‘노동계의 대통령’이었다. 그런데 UAW가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노조 지도부가 조합 운영비를 빼돌려 향락을 즐기는데 탕진한 부패 사건이 전모를 드러내면서다. 연방검찰과 FBI, 노동부 등이 나서 수년째 UAW를 겨냥해서 진행해온 부패 사건 수사가 전직 위원장 개리 존스의 유죄 선고로 화룡점정을 찍었다.


미시간주 연방지법은 지난 10일 횡령과 탈세 등으로 기소된 개리 존스(64) 전 UAW 위원장에게 징역 28개월을 선고했다. 법원은 존스에게 UAW에 배상금 55만 달러를 물어내고, 연방국세청(IRS)에 4만2000달러를 물어낼 것을 명령했다. 또한 배상금과 별개로 15만1377달러 상당의 금품 몰수와 1만 달러의 벌금 납부도 명령했다.


그는 UAW 위원장과 ‘리전5’의 고위 간부로 재직하면서 다른 노조 집행부 간부 최소 6명과 공모해 수년간 노조 운영비를 빼돌려 사적으로 유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0년부터 2018년까지 UAW 리전5는 가주 팜 스프링스와 콘라도, 미주리주 오자크 등에서 회의를 개최했다.


이 기간 존스와 미리 공모한 노조 집행부 고위 간부들은 UAW본부에 총 75만 달러가 넘는 어치의 비용 사후 정산서를 제출했다. 표면상으로는 회의 개최와 관련된 비용이었지만, 실제로 돈이 쓰인 용도는 딴판이었다. 골프장 이용료, 개인 빌라 이용, 담배구입, 고가의 골프클럽과 골프의류구매, 최고급 레스토랑에서의 식사와 고급 양주 구매 등이었다.


이뿐만 아니었다. 그는 다른 고위 간부가 조합운영비를 눈먼돈처럼 유용하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모자 중 한 명이 UAW내 직업 훈련 프로그램 비용을 허위로 청구해서 50만 달러를 빼돌리는 것을 봐주는 대가로 6만 달러 이상을 현금으로 직접 받은 것이다. 부패를 눈감아주면서 또 다른 부패를 저지른 셈이다.


정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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