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서 완성된 ‘한류 트라이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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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서 완성된 ‘한류 트라이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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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기생충, 그리고 오징어게임…세계 사로잡은 K콘텐츠의 힘

넷플릭스 CEO “한국 언급 없이 엔터테인먼트 말하는건 불가능”



“‘오징어 게임’이 에미상을 받는 마지막 비(非)영어권 드라마가 아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저 역시 마지막 수상이 아니길 바라고요(웃음).”


12일 에미상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황동혁 감독의 영어 소감처럼, ‘오징어 게임’의 에미상 6관왕 달성은 K팝과 K영화에 이어서 K드라마까지 한류(韓流)의 트라이앵글이 완성된 사건으로 꼽힌다. 최고의 인기곡을 뜻하는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방탄소년단)와 최고의 영화제인 아카데미 작품상(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이어서 최고 권위의 방송 시상식인 에미상에서도 감독상(황동혁)과 남우주연상(이정재) 등 주요 부문을 거머쥔 것이다. 


공교롭게도 ‘기생충’은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최초의 비영어 영화, ‘오징어 게임’은 에미상 최초의 비영어 드라마 수상작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영어로 된 작품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세계가 공감하고 환호하는 작품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한 상징적인 사건이다.


“어떻게 한국 대중문화는 서방 세계를 정복(conquer)할 수 있었을까?” 지난해 경제 전문지 ‘포천(Fortune)’의 질문처럼 K팝과 영화·드라마의 성공 비결은 전 세계 미디어와 문화계의 뜨거운 화두 가운데 하나다. 포천은 소셜 미디어 같은 정보통신(IT) 기술의 적극적 활용과 한국 대중문화가 다루는 주제의 보편성이라는 두 가지 성공 요인을 꼽았다. 2012년 빌보드 싱글 차트 2위에 올랐던 싸이의 ‘강남 스타일’을 필두로 방탄소년단(BTS)의 빌보드 석권까지 K팝의 세계 진출에서 탄탄한 ‘고속도로’ 역할을 했던 것이 유튜브와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소셜 미디어였다. 전통적인 음반과 내수(內需) 시장 중심의 전략을 고수했던 J팝(일본 대중음악)의 상대적 부진과도 뚜렷하게 대비된다.


마찬가지로 한국 드라마의 세계 진출에서 ‘일등 공신’ 역할을 한 것이 넷플릭스 같은 온라인 영상 서비스(OTT)다. 당초 넷플릭스는 2017년 영화 ‘옥자’(감독 봉준호) 개봉 당시 “전통적인 극장보다 온라인을 중시하는 넷플릭스의 사업 전략이 영화 시장의 질서를 교란시킬 것”이라는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한국과의 첫 인연은 분명 ‘악연’에 가까웠던 셈이다.


하지만 그 이후 한국 드라마에 대한 거침없는 투자를 통해서 한류 확산의 교두보로 서서히 변모했다. 실제 넷플릭스는 지금까지 한국 콘텐츠에 1조원 가까이 투자했고, 해외에 소개한 작품도 130여 편에 이른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 역시 지난 7월 “이제 한국을 언급하지 않고 세계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말하는 건 불가능하다. 한국 스토리텔러의 이야기들이 세계인의 즐거움과 공동체 의식의 원천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그 이면에는 아시아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려는 넷플릭스의 전략이 깔려 있다. 경쟁사인 월트디즈니컴퍼니의 레베카 캠벨 국제 콘텐츠 및 오퍼레이션 부문 회장도 최근 “디즈니가 제작하는 한국 작품은 지역적으로나 세계적 관점에서 모두 훌륭한 콘텐츠”라며 “한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콘텐츠라면 아시아와 전 세계 관객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랑과 이별 같은 개인적 주제부터 빈부 격차와 불평등 같은 사회적 문제까지 한국 콘텐츠가 다루는 주제의 다양성도 또 하나의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과 전 세계의 경제적 불평등과 도덕적 붕괴 같은 현실적 문제를 다룬 ‘오징어 게임’은 세계적 현상이 됐다”는 뉴욕타임스의 분석처럼, ‘기생충’과 ‘오징어 게임’의 묵직한 주제 의식과 도발적 연출은 연이어 화제를 모았다.


1980년대 정치적 민주화와 1990년대 대중문화의 만개(滿開)를 모두 경험한 봉준호(1969년생)·황동혁(1971년생) 감독과 ‘BTS의 아버지’로 불리는 방시혁(1972년생) 하이브 이사회 의장 같은 세대의 등장도 한류 폭발의 요인으로 꼽힌다. 이들이 1990년대 후반 대중문화 개방 조치와 정부의 적극적 문화 지원이라는 수혜를 입으면서 세계 무대 진출의 첨병으로 등장한 것이다. 또 “중국·일본과는 달리 한국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침략적이거나 위협적으로 보이지 않는 지정학적 이점(利點)이 있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분석도 있다.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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