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센트 동전에 처음으로 여성 새긴다
인권운동가·우주비행사…내년부터
가장 많이 쓰이는 25센트 동전(쿼터)에 처음으로 여성 위인의 얼굴이 새겨진다고 9일 셰어 아메리카가 보도했다. 동전 뒷면에 새겨지는 주인공은 여성 시인이자 인권 운동가인 마야 앤젤루(1928~2014)와 최초의 여성 우주 비행사이자 물리학자인 샐리 라이드(1951~2012)다.
에세이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I Know Why the Caged Bird Sings)’로 잘 알려진 앤젤루는 흑인 여성 최초 베스트셀러 작가다. 여성과 흑인 인권을 제고하기 위해 평생을 바쳤고, 인종차별과 트라우마를 극복한 과정을 담은 10권의 자서전과 수필, 다수의 시집으로 퓰리처상, 그래미상, 토니상을 휩쓸었다. 1993년 빌 클린턴 대통령 취임식에서 시를 낭독한 바 있다.
라이드는 32세이던 1983년 항공우주국(NASA)을 통해 지구 저궤도에 진입한 가장 젊은, 최초의 여성 우주비행사다. 2001년 샐리 라이드 과학재단을 설립해 어린이들을 위한 과학책 등 15권을 집필했다.
조폐국은 2022년부터 새로 발행되는 25센트 동전의 뒷면에 두 사람을 담을 예정이다. 동전의 앞면에는 조지 워싱턴 미 초대 대통령의 새로운 모습이 새겨진다.
조폐국은 내년부터 4년간 미국의 발전과 역사에 기여한 여성들을 동전에 새겨 기념하는 ‘미국 여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인종과 배경을 가진 여성들의 공헌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두 사람뿐만 아니라 동전에 새길 다른 여성 위인들을 추천받고 있다.
앞서 조폐국은 지난 2010년부터 10년간 25센트짜리 동전의 뒷면에 주요 국립공원과 사적지를 담는 ‘아메리카 더 뷰티플 쿼터스’ 프로그램으로 56종의 디자인을 선보인 바 있다. 지난해 초 발행된 25센트 동전의 뒷면에는 최초의 흑인 공군부대였던 ‘터스키기 부대’ 소속 무명용사의 얼굴을 새겼다. 흑인 남성이 미 화폐에 등장한 것은 처음이다.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