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빗 카드에 잠자는 11억달러 정부에 귀속
고용개발국이 허위 청구로 사용되지 않은 실업급여 11억달러를 정부에 귀속시키게 된다. AP
허위청구로 발급 실업급여 미사용분
팬데믹 기간 'EDD 사기' 100배 증가
# 지난 5월 이민세관단속국 산하 국토안보수사실은 LA에 거주하는 나탈리 르데몰라(37)와 카를레사 네오샤(32) 등 13명을 체포해 기소했다. 주범인 르데몰라와 네오샤는 1급 살인혐의로 복역 중 알게 된 다른 수감자들의 소셜번호, 생년월일 등 개인정보를 통해 150건에 달하는 실업수당을 허위로 신청하고, 200만달러가 넘는 지원금을 타내 ATM을 통해 인출한 뒤 착복한 혐의로 법정에 섰다.
사용되지 않은 실업급여 11억 달러가 정부로 귀속됐다. 이는 발행됐지만, 사용된 적이 없는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 데빗 카드 78만 장에 잠들어 있는 액수다. 당국은 이를 허위 청구로 인한 범죄 수익금으로 파악했다.
가주 고용개발국(EDD) 등 정부 관리들은 “이 같은 미사용 실업급여가 예년에는 평균 1000만달러 미만에 머물렀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100배 이상으로 급격히 늘어났다”며 “이 기간 정부 지원금을 노린 사기 범죄가 얼마나 활개를 쳤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설명했다.
당국은 일반 주민의 경우 청구하지 않은 EDD 직불카드가 집으로 배달되면 이를 사용하지 않고 반송시키는 등 다양한 형태의 반환이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이번에 돌아온 자금은 주로 팬데믹 기간에만 한정돼 제공된 독립계약자를 지원하는 연방 프로그램을 노린 청구에서 비롯된 것들이다. 이로 인해 대부분은 주 정부가 아닌 연방 정부로 귀속될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자택대피령을 내린 첫번째 주였다. 이로 인해 많은 기업체들이 문을 닫았고, 수백만 명이 실직했다. 2020년 3월 이후 가주에서만 2730만건의 실업급여 청구가 이뤄졌고, 1830억달러가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혼란 속에서 교도소 수감자나, 현직 상원의원과 같이 급여 대상자가 될 수 없는 사람들의 명단까지 동원돼 허위 청구가 이뤄졌고, 도난된 예산만 200억달러 이상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이를 조사하고, 기소하는 복잡한 사법 절차를 감안할 때 피해 금액을 환수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개빈 뉴섬 주지사가 임명한 맥그리거 스콧 특임 검사가 실업급여 사기를 전담수사했으나, 15개월간 1525건을 조사해 체포 467명, 유죄 판결 162건을 받아내고도 환수액은 340만달러에 그쳤다.
EDD 관련 탈법 행위가 기승을 부린 것은 정부가 사용하는 낙후된 컴퓨터 시스템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뉴섬 주지사는 새로운 신원 확인 소프트웨어를 도입해 1250억달러의 유출을 막았다는 자체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백종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