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율·노숙자 증가…민주당 텃밭이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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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율·노숙자 증가…민주당 텃밭이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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릭 카루소 후보가 지지자들과 예비선거 1위를 축하하고 있다. 카루소는 캠페인 내내 범죄 척결과 노숙자 문제 해결 등 공화당 이슈로 유권자들을 설득했다. AP



예비선거서 나타난 가주 민심의 경고 – 컷



공화당 이슈 들고나온 카루소 깜짝 1위

흑인 남성들도 배스 보다 카루소 지지

진보적 SF 검사장도 리콜 투표로 물러나

바이든 “메시지 분명, 범죄에 대처해야”



전통적으로 공화당이 주도하는 이슈인 범죄율 억제와 노숙자 문제 해결이 이번 예비선거의 표심을 좌우한 결정적 요소로 등장했다. 이로 인해 민주당의 철옹성이나 다름없던 캘리포니아 지역의 정치 지형에도 중요한 변화가 생겨 11월 결선 투표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여겨진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8일 “유권자들은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 (주와 도시) 정부가 범죄에 대처하는 데 필요한 예산을 지출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시인했다.


가장 단적인 예는 LA시장 선거에서 드러났다. 정치 신인이나 다름없는 릭 카루소 후보가 전국적인 지명도를 가진 쟁쟁한 캐런 배스(민주) 연방하원의원을 누르고 1위를 차지한 것이다. 당초 여론 조사에서는 5%포인트(LA타임스, UC버클리 공동조사) 정도의 차이로 열세가 예상됐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반대 현상으로 나타난 것이다. 카루소가 42.1%, 배스는 37% 득표율로 집계됐다.


카루소는 캠페인 내내 범죄 척결과 홈리스 문제 해결을 전면에 내세워 표심을 모았다. CNN 방송은 "가장 진보적인 도시의 시민들이 안전과 삶의 질 보장, 질서 회복, 노숙자 문제 해결을 원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민주당에 보냈다"고 분석했다. NYT도 "LA시장 예비선거에서 공화당원이었던 후보가 강한 모습을 보인 것은 민주당에 대한 캘리포니아 유권자의 엄중한 경고"라고 진단했다.


쇼핑몰 단지 개발 사업으로 부를 쌓은 카루소 후보는 원래 공화당원이었으나, 이번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으로 당적을 갈아탔다. 하지만, 그는 법과 질서를 수호하겠다는 '공화당표' 정책을 내걸었고 경찰 노조의 지지를 받았다.


UC버클리와 LA타임스가 예비선거 앞두고 지난 5월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LA유권자가 꼽은 1순위 과제도 노숙자와 범죄 문제 해결이었다. 유권자의 75%는 지난 2년 동안 주 전역에서 범죄가 증가했다고 생각하고 83%는 노숙자가 악화됐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조사에서 LA 흑인 남성의 거의 절반이 흑인 여성 후보인 배스 의원보다 카루소 후보를 찍겠다고 답했다.


이 같은 현상은 샌프란시스코 소환 투표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유권자의 60%가 진보 성향의 지방 검사장 체사 부딘에 대한 리콜에 찬성표를 던져 퇴출에 동의한 것이다. 부딘 검사장은 민주당 소속으로, 2019년 샌프란시스코 지방검사장으로 선출됐다. 그는 재임 기간 1990년대식 강경 일변도 범죄 대책은 그 효력을 다했다면서 형사사법 제도 개혁을 추진했다.


하지만 그의 정책 탓에 공권력이 약해져 살인과 총격, 절도, 증오범죄가 증가했다는 비판을 받았고 급기야 주민소환 투표로 이어졌다. CNN 방송은 "샌프란시스코 유권자는 부딘 검사장이 주민의 안전을 희생하면서 진보적인 정책을 추진한다는 우려 속에 그를 소환했다"고 전했고, 로이터통신은 "민주당원들도 소환을 지지했다"고 보도했다.


백종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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