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야기] 실패를 성공의 발판으로 가르치는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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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야기] 실패를 성공의 발판으로 가르치는 교사

웹마스터

제이슨 송

뉴커버넌트 아카데미 교장


성공과 실패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누구나 다 성공을 택할 것이다. 성공은 자랑스럽고 자부심을 갖게 해 주지만 실패는 수치와 상처로 기억되기 때문이다. 특히 자주 실패한 사람은 “난 실패자야. 남 앞에 부끄럽고 창피하다. 앞으로도 계속 실패만 할 것 같다”란 상당히 위험하고 파괴적인 생각도 갖는다. 그런 생각은 좌절, 불안, 자아연민, 그리고 피해의식으로까지 번지고 더 나아가 우울증이나 신체적 쇠약(debility)의 원인이 된다.  

 

그러니 사디스트(sadist)가 아니라면 실패를 좋아하거나 원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실패는 피할 수 없는, 누구나 다 겪어야 만 하는 삶의 한 부분이다. 그렇기에 실패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성공의 발판으로 만들 것인가를 어려서부터 제대로 배워야한다. 참고로, 성인이 되어서도 실패에 대해 그릇된 인식을 갖고 있다면 그런 고정관념을 과감히 뜯어 고쳐야 한다. 그래야 성공할 수 있다. 


특히 초중고 학생을 가르치는 학교의 교장으로서, 또 대학생이나 이미 성인이 된 본교 졸업생과 자주 대화하며 필자는 이 점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자주 고민하고, 깊이 연구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학교란 가르치고 배우는 곳인데 그저 교과서의 내용만 가르친다면 좋은 학교가 아니다. 물론 그런 내용도 중요하지만 실수와 실패를 통해 깨달은 바를 다음 레슨, 더 어려운 내용을 터득하고 마스터하는데 잘 적용하는 원리를 가르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유치원 및 초등학생의 예를 들어보자. 삐뚤삐뚤 글자를 그리기만 하던 아이들이 교사의 가르침에 힘입어 또박또박 글을 쓰고 단어와 문법을 습득해 문장을 쓴다. 어떤 아이는 알파벳 중 S나 D를 거꾸로 쓰고, 대문자와 소문자를 뒤죽박죽 섞어 쓰기도 하며, 또 글자가 줄을 넘어 악보같이 춤을 추기도 한다. 글쓰기를 제대로 하려면 몇 달 또는 몇 년이 걸리고 셀 수 없을 정도의 실수와 실패를 통해 결국 마스터하게 된다. 

글쓰기를 가르치는 과정에 교사는 두 가지 궁극적 목표를 갖고있다. 첫째는 반복과 훈련을 통해 글을 예쁘게 잘 쓰도록 가르치는 것이고, 더 중요한 둘째는 노력을 통해 실패를 극복하도록 격려하고 인내하며 가르치는 것이다. 그렇기에 소위 말하는 “좋은 선생”은 공부도 잘 가르치지만 더 나아가 끈기를 갖고 문제를 헤쳐가도록 훈련시키는 자다.  


여기서 지적하고 싶은 점은 이런 과정이 모든 학교에서 자동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 반에 학생이 15명이 넘으면 교사가 각 학생에게 충분한 시간과 주의를 할애할 수 없음이 연구를 통해 검증되었다. 또, 모든 교사가 위에 언급한 스승의 자세와 마음을 갖고 있지도 않다. 교사도 인간이기에 개인생활의 스트레스나 정서가 교실의 분위기에 큰 영향을 끼친다. 그렇기에 부모는 좋은 교사와 좋은 시스템을 갖춘 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공립학교와 달리 사립학교는 교사를 뽑는 권한이 교장의 몫이다. 한 공립학교의 교장은 자신도 그렇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필자에게 하소연을 했다. 아무튼 본교에선 교사 한 명을 뽑을 때 평균 150명이 넘는 지원자의 원서를 서면 검토하고, 그 중 약 10-15명을 인터뷰한 뒤 3-5명을 선별해 직접 “데모 레슨”을 하게 한 다음 최종 합격자를 뽑는다. 이렇게 까다로운 절차를 거친 뒤에도 계속 연장교육과 훈련을 거쳐야만 좋은 교사, 즉 인내하며 격려하는 선생이 만들어진다. 


만약 교사가 학생의 실수나 실패를 비웃고 비하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런 분위기 속에 학생이 실수와 실패를 제대로 프로세스하는 방법을 배울 수 없다. 특히 동급생의 반응에 예민한 학생은 실패 할 확율이 높은 과제를 접하면 아예 “셧-다운”하기도 한다. 그런 학생은 보통 “난 할 수 없어요. 난 항상 잘 못해요. 도저히 이해가 안되요”라고 말하며 울먹인다. 상담해 보면 십중팔구 부모나 교사, 또는 누군가로부터 실수와 실패에 대해 심한 꾸중과 처벌을 받은 깊은 상처가 있다. 


반면 실수와 실패를 제대로 프로세스하는 방법을 배운 학생은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질문하고, 복습 및 평가를 통해 자신의 실수를 찾아내는 좋은 습관을 갖고있다. 왜 실수를 범했는지, 왜 좋은 성과를 얻지 못했는지, 어떻게 하면 다음에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인지를 평가하는 습관(metacognition; 상위인지)을 갖춘 학생은 실패할 때 좌절하거나 낙심하지 않는다. 실수와 실패가 그저 배움의 한 과정 임을 잘 알고 있기에 그렇다.


실패란 성장과 발전을 위해 지불하는 대가, 수업료, 학비다. 그런 마음가짐을 갖춘 학생을 배출하려면 먼저 그런 원리와 원칙을 가르칠 수 있는 실력과 성품을 겸한 교사가 필요하다. 그런 교사를 만난 학생은 참 운 좋은 학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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