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시니어 '삶의 만족도'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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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시니어 '삶의 만족도'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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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7%만 괜찮다… 아시아계 꼴찌

타인종 평균 80%에 고작 절반

사회·정서적 지원도 29.8% 최저

UCLA연구팀 8500명 조사 결과



이민생활 30년째인 70대 A씨는 요즘 한국으로 돌아가는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자녀 2명이 모두 결혼해서 타주로 떠난 데다 주변에 가깝게 지내던 지인들도 만나는 횟수가 부쩍 줄어들며 외로움을 느낄 때가 잦다. 게다가 팬데믹 이후 혐오 범죄에 봉변을 당했다는 소리가 자주 들리며 외출도 꺼려진다. 공공 지원 프로그램이 다양하다지만 언어 문제로 그 마저도 그림의 떡일 경우가 많다. 도움을 주는 비영리단체가 있지만, 기다리고, 서류 챙기고, 컴퓨터도 미숙하고…. 차라리 말 통하고, 아는 사람들 있는 곳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 아닌가 고심 중이다.


한인 시니어들의 삶의 만족도가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가정의학회(ABFM) 학술지에 게재된 UCLA 연구팀의 '아시아계 미국 노인의 삶 만족도' 연구에 따르면, 자신의 삶에 만족감을 표한 아시아계 노인은 전체 표본의 54%에 불과했다. 이는 다른 인종의 평균 만족도 80%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다. <표참조>


이번 연구는 미국에서 주 단위로 실시되는 가장 큰 보건 조사인 2018년도 가주 보건 조사 자료를 기초로, 한국·중국·필리핀·베트남계 등을 포함한 65세 이상 노인 8200명의 표본을 추출해 진행됐다.

연구 결과 사회·정서적으로 필요한 지원을 받고 있다고 응답한 아시아계 미국인도 전체의 56%에 그쳤다. 다른 인종의 경우 이 수치 역시 80%에 육박했다.


특히 나라별로는 한국계 노인들이 가장 큰 불만족을 표했다. 39.7%의 한인만이 자신의 삶에 만족한다고 응답, 베트남(47%), 중국(48%)계에 밑돌았다. 아시아계 중에는 필리핀계(77%)가 가장 높은 만족도를 나타났다.


사회적 또는 정서적으로 필요한 지원을 받고 있다고 답한 한국계 노령층은 30%에 불과, 한층 낮았다. 반면 중국계의 57%, 필리핀계 59%, 베트남계의 65%는 필요한 지원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연구를 주관한 리티 심카다 선임 연구원은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시아계 노인들이 다른 인종보다 더 잘 살고 있다는 것은 잘못된 통념의 하나"라며 "이번 조사에서 그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잘 지내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미 아시아 태평양계 정신건강협회(National Asian American Pacific Islander Mental Health Association) DJ 아이다 이사는 “다양한 사회적, 문화적 요인으로 인해 소외된 지역 사회의 사람들에게 노화가 특히 고통스러운 과정”이라며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수록 정신 건강에 대한 요구가 증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육체적, 정서적 피로와 ‘삶의 의미에 대한 불안’은 모두 나이가 들수록 더 심각해진다”며 "하지만 우리의 의료 시설은 아시안 커뮤니티의 요구에 적합한 수준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종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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