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들레야 채취 절도범 ‘세계적 악명 높은 도둑’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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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종 보호식물> 두들레야 채취 절도범 ‘세계적 악명 높은 도둑’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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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당시 검찰에 압수된 두들레야. 김씨 일당의 캄튼 창고에서 발견됐다. 왼쪽이 김병수씨, 오른쪽은 수배중인 공범 백영인씨. /연방 LA검찰



불법 채취 후 묘목 옮겨 심어 위장

함정 수사 걸려 컴튼 창고 기습 단속

LA법원 2년형 선고, 교도소 수감 중

재소자 폭력… 턱에 철심 박는 부상도



남가주를 기반으로 희귀종 야생 식물을 한국과 중국 등지로 밀수출한 한인 범죄조직이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절도범’으로 소개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0일 샌타애나 교도소에 수감 중인 김병수(47·Byungsu Kim)씨 사건을 다루며 ‘김씨가 미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이미 2년 이상을 복역한 다육식물 국제 밀매업자’라고 묘사했다. 지난 1월 LA연방법원은 김씨에게 24개월의 실형과 추징금 3985달러를 선고했다.


LA검찰의 기소 내용에 따르면 김씨와 일당 2명은 2018년부터 선인장의 일종인 다육 식물 두들레야(Dudleya)를 가주 주립공원 일대서 몰래 채취한 뒤 한국의 암시장으로 판매하는 방식으로 거액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한국에서 LA를 50회 이상 오가며 레드우즈 주립공원, 드마틴 비치 등 두들레야 서식지를 돌며 불법 채취해 이를 샌디에이고에 차린 묘목장으로 옮겨 심었다. 그리고는 마치 자신들이 재배한 것처럼 꾸며 수출원장을 받고, 아시아권 시장으로 반출시켰다. 한국 암시장서는 포기당 100달러에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수상한 행각은 당국에 꼬리를 밟혀 잠입 수사를 통해 범죄의 전말이 드러났다. 수사관들은 불법 채취한 두들레야를 묘목장을 옮겨 심는 장면을 사진 촬영하고, 캄튼 지역 창고를 급습해 보관 중이던 야생 두들레야 34박스, 3715포기를 압수했다. 시가로 따지면 60만 달러 상당이다.


연방 검찰은 김병수씨 외에도 김봉준(47), 백영인(48)씨 등 공범 3명을 모두 기소했다. 이 중 사건 당시는 김봉준씨만 체포됐고 나머지 2명은 도주했다. 특히 김병수씨는 걸어서 국경을 넘어 멕시코 티후아나를 거쳐 한국으로 간 뒤, 다시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건너갔다.


그러나 연방 검찰이 한국·남아공 경찰과 국제적인 공조수사를 펼친 끝에 검거에 성공, 2020년 10월 강제 송환절차를 거쳐 LA공항에서 연방 당국에 인도됐다. 김병수씨는 교도소 다른 재소자의 공격으로 심하게 다쳐 철심에 턱을 고정한 모습으로 재판에 출석했다. 그는 공판에서 통역을 통해 "미국에 대해 조금만 더 잘 알았더라면, 미국 법에 대해 조금만 더 잘 알았더라면 이런 멍청한 짓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모든 것이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 측은 무지 탓이라는 김씨 주장은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미 다육식물 밀렵 혐의를 받고 있던 2019년 기소를 피해 멕시코로 달아난 적이 있고, 이후 남아공에서 100년이 넘은 희귀 다육식물 등 2000그루 이상을 불법 채취한 혐의로 체포되는 등 상습적인 다육식물 밀렵꾼이라는 것이다.


검찰은 또 증명하기는 어렵지만 김씨의 수출 기록을 보면 그가 2013년 이후 50차례 이상 미국을 드나들면서 야생식물 12만 그루 이상을 채취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김씨의 범죄는 무지 탓이 아니라 끝없는 탐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종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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