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한인 30년전 아내 살해 혐의로 종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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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한인 30년전 아내 살해 혐의로 종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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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주 코웨타 카운티 셰리프국


조지아 법원 판결 "가석방도 없다"

부부싸움 도중 살해한 뒤 암매장

20년 후 유골 발견… 수사 급진전

2019년 북가주서 체포, 신병 인도



한인으로 추정되는 50대 남성이 30년 전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법원의 단죄를 받았다. 조지아주 코웨타 카운티 고등법원은 지난 12일 사실혼 관계였던 부인 앤 마가렛 베리(당시 29세)를 살해한 케빈 제임스 리(56·Kevin James Lee·사진)에 대해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했다.


카운티 셰리프 사무실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1991년 7월에 일어났다. 두 아이(1세, 2세)와 함께 코웨타 카운티의 뉴난이라는 곳에 살던 부부는 말다툼 끝에 제임스 리가 아내 베리를 살해해 시신을 유기한 뒤 타주로 도주해 미 전역을 전전했다.


사건 발생 초기 당국은 남편의 진술에 따라 단순 실종 사건으로 분류한 채 수사에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피해자의 여동생은 언니가 화를 입었다며 형부인 제임스 리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그녀는 “당일 밤 언니의 전화를 받았다. ‘아이들과 함께 네 집에 며칠 머물 수 있겠냐’는 내용이었다”며 “하지만 1시간 내로 오겠다던 언니는 오지 않았다. 이후 모든 연락이 끊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임스 리는 경찰의 추궁에 “크게 싸운 뒤 아내가 두 아이를 남겨놓은 채 다른 남자와 함께 짐을 꾸려 떠났다”고 둘러댔다. 진술은 오락가락했는데, 처음에는 "코카인 딜러인 백인 남자와 밴을 타고 갔다"고 했다가, 다시 "흑인이 모는 트럭에 올라탔다"고 번복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피해자의 여동생은 “언니는 당시 임신 6개월이었다. 남자 친구가 있다는 말도 진실이 아니다”라며 “언니는 당시 형부 리의 잦은 폭행으로 몸 여기저기에 시퍼런 멍이 많았다. 그가 언니에게 ‘죽여버리겠다’는 말도 자주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그녀는 또 집을 정리하며 언니의 물건들이 그대로 남아 있던 점을 들며 “남자와 함께 가출했다는 형부의 진술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미궁에 빠진 사건이 전환점을 맞은 것은 21년이 지난 2012년이었다. 캠핑을 준비하던 아이들이 불을 피우기 위해 땅을 파던 중 나무 뿌리 비슷한 것을 발견했는데, 알고 보니 유골이었다. 리와 베리가 살던 곳에서 95야드 떨어진 곳이었다.


경찰 감식팀이 출동해 현장에서 두개골과 턱뼈, 부패되지 않은 브래지어 끈, 수영복과 팔찌 등을 추가로 발견했다. DNA 분석결과 실종된 마가렛 베리의 것으로 확인됐다.


제임스 리에 대해 살인 및 사체 유기 혐의로 영장이 발부됐지만, 검거까지는 무려 7년의 세월이 더 필요했다. 당국은 끈질긴 추적을 벌여 용의자가 켄터키로 도주해 다른 여자와 재혼한 뒤 다시 캘리포니아 북부로 이주해 리치몬드에 거주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공조 수사 끝에 2019년 검거된 용의자는 조지아 코웨타 카운티 구치소로 신병이 인도됐고, 3년 만에 법의 심판을 받게 된 것이다. 허브 크랜포드 검사는 “30년 동안 사건 해결을 위해 멈추지 않고 정의를 위해 싸웠던 피해자의 여동생에 대해 무한한 존경을 전하고 싶다. 그녀가 없었다면 이 사건에 대한 법원의 단죄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백종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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