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야기] ‘PPP’에 대한 생각

홈 > 로컬뉴스 > 로컬뉴스 > 오피니언
로컬뉴스

[교육이야기] ‘PPP’에 대한 생각

웹마스터

08ad02a2684d52394c47fd38da60b3ab_1646774429_7261.jpg


딱 2년 전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사회가 셧다운됐다. 그때 미국 국회는 경제보장법(CARES: Corona Aid, Relief, and Economic Security Act)을 거의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총 2조 달러로 정해진 CARES 법안에는 중소기업, 개인, 그리고 자영업자가 급여 및 기타 필수 지출을 충당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중소기업청(SBA)이 보장해 주는 약 1조 달러의 대출 프로그램 PPP(Paycheck Protection Program)가 포함되어 있었다. 천문학적 규모의 지원금이었다.  


며칠 전 PPP에 관한 2년치 통계가 다음과 같이 나왔다. 정부에서 PPP로 책정한 총 대출금액은 9530억 달러였고, 그 중 7908억 달러가 대출되었다. 총 대출 건수는 1245만 건이었고, 941만 건의 탕감 신청서류 중 941만 건이 처리되었다. 그리고, 탕감된 총 액수는 6808억 달러이며, 2020년 제1차 PPP 대출 평균은 10만 달러 선이었고, 2021년 제2차 PPP는 평균 4만2000달러로 줄어들었다. 


트럼프 정권이 주도한 CARES 법안과 PPP에 관해 찬반논쟁도 많았고 부작용이나 사기도 있었다. 그러나, 만약 PPP가 없었다면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 부도와 파산이 훨씬 더 많았을 것이고 경기는 분명 더 나빠졌을 것이다. 


PPP를 신청할 때 가장 큰 문제는 누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모르는 혼란이었다. 아무도 사전에 이런 업무를 해 본 적이 없었기에 은행도 우왕좌왕 했고, 사실 은행은 우대고객(VIP)을 돕는데 초점을 둬 일반고객은 서러웠다. 물론 은행도 돈을 벌어야하는 기업이기에 우선순위를 정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수십 년간 거래해 온 은행에 대한 고객의 실망도 컸다. 여기에 엎친데 덮쳐 SBA도 원서기준을 여러 번 수정 및 반복해 대출 신청자만 속이 탔다. 그 상황 속에 큰 활약을 한 사람들이 공인회계사(CPA)나 회계 담당자였다.  


특히 CPA는 PPP 대출신청에 필요한 자료를 은행이나 SBA가 원하는 형식대로 준비해 대출 지원자의 걱정을 덜어주었다. 또, PPP외에 다른 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고객에게 제공해 주었고, 대출 면제 절차도 도와줘 중소기업의 생존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 과정을 통해 CPA나 회계 담당자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더 나아가 평상시에 왜 회계업무를 제대로 해놓아야 하는지도 인지하게 되었다. 몇몇 CPA와 대화해 보니 평상시 회계서류를 잘 준비해 놓지 않았거나 이중장부를 사용한 업체와 자영업자는 PPP 구호금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한다. 예를 들어 현금으로 월급을 지급했거나 세금을 줄이기 위해 장부상 매출을 줄여 온 업체는 최대한 받을 수 있는 PPP보다 훨씬 적은 금액을 신청할 수 밖에 없었다. 긴급한 상황에 PPP를 다 받지 못해 답답했겠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 밖에 되지 않았다.


이것은 마치 1992년 LA폭동 때 건물이나 사업체에 관한 매출, 물품 및 재고량, 그리고 시세를 줄여 세금을 덜 내고 보험비를 줄였던 한인업주들이 폭동이란 봉변을 당했을 때 정부의 지원금이나 보험혜택을 다 받지 못했던 것과 흡사하다. 절대 그 당시 폭동 발생 지역에서 사업하던 이민 1세를 탓하자는 말이 아니다. 하지만 30년이 지난 지금, 이민역사 120년을 자랑하는 코리안 아메리칸으로서 이번 기회에 우리 자신을 냉정히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라틴어에 “세테리스 파리부스(ceteris paribus)”란 표현이 있다. 그 뜻은 “모든 것이 동일하다면” 내지 “아무런 변동이 없다면”이며, 이 표현은 경제학의 기본가정이다. 즉, 특별한 변동이 없다는 전제 하에만 어떤 결론을 내릴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아무런 변동이 없을 것이란 가정 하에 마음의 고삐를 놓고 살면 안된다. 툭하면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가?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다. 코비드, 우크라이나 전쟁, 대선, 정부의 정책, 질병, 자녀문제 등 크고 작은 변수가 항상 따른다. 


다시 한번 기초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다. 우선, 매사에 정직해야 한다. 절세는 하되 탈세는 안된다. 또, 학교에서 아이들이 지진사태에 대비해 대피훈련을 하듯 큰 사건이 터질 수 있기에 항상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끝으로 평상시에 큰 도움이 안된다고 느낄 수 있는 회계사나 경리직원이 급한 상황에 큰 역활을 할 수 있기에 평상시에 좋은 관계를 유지하도록 노력해야겠다.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