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호스피스 오해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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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호스피스 오해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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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도 92세 어머님을 보내드렸다. 직업 특성상 연세가 많은 분들을 돌보다 보니 사망신고는 노년내과 전문의에겐 흔한 일이다. 하지만 생의 끝맺음을 아름답게, 환자의 존엄성을 지키며 마무리 지어주는 것도 노년내과 전문의의 중요한 몫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도와주는 것이 바로 호스피스다.  


호스피스를 시작하면 시니어를 돌아가시게 ‘내버려 둔다’라는 생각이 있는 보호자와 가족을 가끔 접하곤 한다. 그런 시각보다는, 돌아가시기 전에 나타나는 증상들 때문에 불편하지 않도록 도와드리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환자의 관점이냐 보호자의 관점이냐 이다. 의료진은 예후가 좋지 않다고 하고 환자는 힘들어하는데, 가족이 계속 치료만 요구한다면 환자의 관점에서 바라보도록 가족이 노력해야 한다. 호스피스는 환자가 돌아가시기 전에 나타나는 증상들을 잘 관리해 주어 환자들이 편하게 돌아가셔서 많은 보호자, 가족분들이 고맙다고 표하는 경우를 흔히 접했다.


호스피스에 들어가는 것은 적어도 두 의사가 호스피스가 적합하다는 소견서를 낼 것을 필요로 한다. 그 뜻은 내가 신뢰하고 믿어왔던 주치의와 호스피스 전문의가 환자를 보고 호스피스가 적합한지 평가하게 된다. 호스피스가 해당되는 진단명은 많지 않고 몇 년에 한번씩 업데이트 되니 현재 시니어의 건강이 호스피스에 적합한지 의료진과 상의하기 바란다.


호스피스를 시작하면 어디 입원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호스피스는 ‘의료서비스’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 나라에서 자국민의 마지막 6개월을 책임진다는 뜻으로 거의 모든 의료혜택이 제공된다. 이 의료혜택을 받을시 집에서 돌봐 줄 사람이 있다면 가정 호스피스를, 그렇지 않다면 양로병원 또는 일반병원에서 병동 호스피스를 진행한다. 만약 가정 호스피스를 선택한다면 호스피스 업체와 가깝게 지내며 주저말고 환자의 증상에 대해 물어보며 도움을 청해야 한다.


가정 호스피스를 선택할 시, 임종에 가까워진 환자는 대부분 의식불명에 빠지며, 간병인은 환자를 깨울 수 없음을 알게 될 수 있고, 환자가 본인의 말을 들을 수 없다고 걱정할 수 있다. 그러나 청각은 마지막까지 살아 있는 감각이라고 하므로, 환자에게 안심되고 침착하게 말하려고 노력하라. 간병인은 무언가를 읽어주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주거나 그저 조용히 앉아서 손을 잡아주거나 피부를 부드럽게 쓰다듬어주면서 이 단계를 환자와 함께 할 수 있다. 환자는 누군가가 곁에 있음을 아는 것이 큰 위안이 된다.


아무리 오래 전부터 예상했더라도, 간병해 온 사랑하는 이의 죽음은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그 순간은 가족 간병인이 두려워해 온 순간일 수도 있고 환자의 고통이 끝났다는 안도감이 깃드는 순간일 수도 있다. 가족 간병인의 감정, 느낌, 기억을 모으고 유지하여 슬픔이 진정될 수 있게 노력하는 것이 좋다. 문의 (213) 381-3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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