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C 방역 기준 바꾼다…심각성 완화 방향
빠르면 25일 새 지침 업데이트
신규감염 대신 입원 등에 중점
규제 완화에 이론적 배경 제공
지자체간 지침 충돌, 혼란 해소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빠르면 25일부터 마스크 착용 등에 대한 방역 기준을 업데이트한다. CNN은 CDC와 정부 고위 관리들을 인용해 25일, 혹은 다음 주 초에 새로운 기준이 발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침의 내용은 새로운 기준이다. 이제까지 코로나19의 위험성(심각성)을 인식하는 방식은 감염자의 숫자가 근간을 이뤘다. 그러나 앞으로는 입원환자나 응급실 이용자, 사망자 등을 유의미한 수치로 판단해, 이를 기준으로 방역 정책이 결정될 것이라는 뜻이다.
이를 테면 현재는 최근 7일간의 10만 명당 신규확진자 숫자, 양성 판정 비율이 토대가 된다. 그러나 새로운 기준을 적용하게 되면 심각성에 대한 판단이 보다 완화될 것이라는 게 CDC측의 설명이다. 정부 관리도 "CDC가 지역사회 전염을 지표로 삼던 것에서 병원 수용 여력이나 입원, 확진자를 고려해 지역사회의 코로나19 수준을 감시하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기준은 오미크론 확산이 줄어들면서 주(州)나 카운티 등 지방정부가 속속 마스크 의무화를 해제하는 시점에서 마련된 것이다. 즉 팬데믹 기간이 2년을 지나며 피로감이 커지고, 교제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게다가 서로 다른 원칙과 지침이 충돌하면서 생기는 주민들의 혼란을 줄이고, 효율적인 방역 관리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LA카운티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카운티는 25일 0시를 기해 실내 공공장소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폐지시켰다. 백신 접종을 완료했거나, 48시간 이내에 PCR 검사에서 음성이 확인된 사람은 편하게 활동하게 된 셈이다.
그러나 여러가지 제한들이 복잡하게 따라붙는다. 백신 카드를 검사하는 식당이나 미용실, 영화관, 술집 등에서는 이 조항이 적용된다. 반면 마켓이나 쇼핑몰 같이 백신 카드를 제시하지 않아도 되는 곳은 여전히 마스크를 써야 한다. 보건 당국의 기준이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LA카운티 바버라 페러 보건국장은 며칠 전까지도 “CDC의 지침대로면 감염자가 인구 10만 명당 50명 이하로 떨어져야 보통(moderate) 수준으로 돌아온다. 현재 우리 카운티는 10만 명당 300명 수준”이라며 “데이터를 분석하면 현재 추세로 진행될 경우 3월 중순이 되면 목표치에 도달할 것이다. (7일간 유지 기간을 감안하면) 그럼 3월 말 정도라면 마스크 명령이 해제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
바꿔 말하면 대전제가 되는 CDC의 지침이 바뀌지 않는 이상 카운티 보건국도 운영의 한계가 있어 마스크 착용을 완전히 해제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이제 팬데믹은 엔데믹(토착병)으로 전환되는 과정이다. 인정하고 일상을 회복해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다. 이에 따라 상당수 주민이 백신을 맞았고, 대세종이 된 오미크론은 전염성이 높은 대신 중증 유발은 덜하다는 점이 기준 변경을 가능하게 한다는 관계자의 얘기다.
백종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