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 중 전학은 금물, 수업 따라기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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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 중 전학은 금물, 수업 따라기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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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시절 전학을 고려한다면 가능하면 학기 중에는 학교를 옮기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 한 고등학교 수업 장면. /AP



고교시절 학교 옮길 때 고려할 사항들


새 학교 학년석차 정책 어떤지 살펴야, 클래스 랭크 받지 못할 수도

학생회·스피치&디베이트 등 과외활동 리더십 포지션 잃을 가능성



고등학교 시기에 전학을 하는 것은 크게 고민되는 문제이다. 대학 입시가 가까워올수록 더 욱 그렇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상황도 있다. 부모가 새로운 직업을 타주에서 구해 온 가족이 이주해야 하거나, 부모의 이혼 후 자녀가 누구랑 사느냐에 따라 거주지가 바뀔 수도 있다. 고교생 때 전학을 해야 한다면 대학 입시와 관련해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까.


◇학년 석차(class rank)

학년 석차는 명문대 입시에서 중요한 요소이다.

공립 대학들은 학년 석차에 따라 거주민 학생들에게 자동 입학을 허가하기도 한다. 학년 석차 1등인 ‘발레딕토리안’을 목표로 하거나 현재 학교에서 상위 10% 안에 들어 있다면, 전학할 학교의 정책이 어떠한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전국 대입 카운슬링 협회(NACAC)’에 따르면 대학들 중 38%는 입학 사정에서 학년 석차를 중요하게 고려한다. 대부분 엘리트 대학들이 여기에 속한다. 34%의 대학들은 학년 석차에 ‘제한된 중요성’을 부여한다. 텍사스 대학 오스틴 캠퍼스는 학년에서 탑 6% 안에 드는 거주민 학생들에게 자동 입학 혜택을 제공하기도 한다.


미국에서 학년 석차를 매기는 고등학교는 전체의 50% 정도이다. 학교마다 정책이 다르고, 특히 전학생에 대해서는 표준화된 랭킹 정책이 없다. 많은 고등학교들은 전학생이 새 학교에서 4학기를 마쳐야만 석차를 매기도록 허락한다. 학생이 11학년 중간이나 그 이후에 전학을 한다면, 랭킹을 못받는다는 뜻이다.


어떤 고등학교는 전학생이 학교에서 11~12학년 전체를 마쳐야 석차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또 일부 학교는 3학기만 출석하면 랭킹을 부여하는 곳도 있다.


◇과외 활동

경쟁이 치열한 대학들에 지원할 때 과외 활동은 중요한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학생이 관여한 과외 활동의 숫자는 사실상 별로 중요하지 않다. 엘리트 대학들은 팔방미인을 찾기보다는 시간과 재능, 능력을 1~3가지 정도의 핵심 활동에 쏟아 부은 지원자를 더 원하기 때문이다. 리더십과 재능, 그리고 헌신성이 관건이다.


이런 현실을 감안할 때 특히 11학년이나 12학년 때 전학을 가는 것은 애매모호한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여느 조직과 마찬가지로 고등학교 클럽은 꾸준히 활동해온 학생들이 차근차근 경험을 쌓기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만약 학생이 전에 다니던 학교에서 모델유엔, 학생 신문, 스피치&디베이트, 로보틱스, 학생회(ASB) 등 여러 클럽 활동에 깊이 관여했다고 해도, 새 고등학교에서 이를 감안해서 그 학생에게 자동으로 리더십 역할을 맡길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새 학교는 완전히 새로운 환경이며, 저학년 때부터 차곡차곡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온 또래 친구들과 경쟁하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오케스트라나 스포츠 분야라면 새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비교적 쉬울지도 모른다. 밴드 리더나 운동팀 코치가 자신과 오랜 기간 함께 해온 학생들을 챙긴다고 하더라도, 전학을 온 학생이 현저하게 뛰어난 재능이 있다면 빠르게 탑 포지션에 오를 것이다. 체스나 수학, 과학 경시대회 같은 분야도 마찬가지다. 이런 분야는 재능과 실력이 금방 나타나기 때문이다.


◇선행 과목과 졸업 필수 과목

학교가 바뀌면 난이도가 높은 수업을 듣기 위해 이수해야 하는 필수 선행과목이 달라질 수 있다. 제공되는 수업의 순서도 다르다. 예를 들어 과학의 경우 화학, 물리학, 생물학을 차례로 택해야 하는 순서가 학교마다 다를 수 있다. 보통 이런 경우 해결 책은 간단하다. 새 학교에서 수학이나 과학 수업을 학년이 다른 학생들과 함께 들으면 된다. 예를 들면 11학년 때 10학년생이 듣는 생물학 수업을 듣는 것이다. 


전학을 갈 고등학교의 졸업 필수 과목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펜실베이니아, 콜로라도, 매사추세츠주는 고등학교 졸업 요건을 관할 교육구에 맡긴다. 그러므로 같은 주내 학교로 전학을 해도 교육구마다 정책이 다를 수 있다. 펜실베이니아주에는 500여개의 공립교육구가 있다.


같은 주 안에서도 이런데 주가 달라지면 차이는 더 클 수 있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주와 워싱턴주는 졸업을 위해 9~12학년 최소 3년간(일부 교육구는 4년) 영어 수업을 택할 것을 요구한다. 이에 비해 다른 48개주 학생들은 4년간 영어 수업을 들어야 한다. 일리노이주와 코네티컷주 학생들은 고등학교 졸업을 위해 2년간 소셜 사이언스 수업을 들어야 하지만, 뉴욕주와 텍사스주에서는 4년간 소셜 사이언스를 들어야 한다.


가급적이면 학기 중 전학은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AP나 아너 등 고급과목은 학기 중간에 들어가면 수업을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12월 초에 전학을 하게 되면 충분한 준비 없이 1~2주 뒤에 학기말 시험을 치러야 하고, 학기 성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김수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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