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안 받아요” “영업시간 줄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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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안 받아요” “영업시간 줄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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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운영 리커스토어 매장 밖에 경고용 문구가 붙어있다. / 우미정 기자




타운내 강력 범죄 속출에 업주들 '울며 겨자먹기'

편의점, 리커, 스모크샵 등 현금 취급 매장 표적

인근 업소도 불안…불경기에 경비 예산마저 줄어



한인타운을 비롯한 LA인근에서 살인, 강도 등 강력 범죄가 늘고 있다. 특히 상가 지역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흉흉한 소식이 들리며 업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사우스 웨스턴 애비뉴의 한 쇼핑몰에 있는 세탁업소를 운영하는 한인 여성 업주는 “같은 쇼핑몰 내에 위치한 스모크샵(담배 판매점)에 몇차례나 강도가 침입했다고 들었다”며 “매장 창문이 박살나고 강도들이 버젓이 현금을 강탈해 가는 등 무법천지를 이뤘다. 경찰을 불러도 한참이 지나야 출동한다”며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이 업주는 “같은 쇼핑몰 내 위치한 라면 가게와 음료 매장에서도 한두 차례 강도 피해를 본 뒤로 이제는 손님들에게 더 이상 현금을 받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하루에 몇 번이고 되풀이되는 노숙자들의 행패와 범죄에 시달리며 영업시간에도 문을 걸어 잠근채 호출벨이 울려야 손님을 받고, 그나마도 시간을 단축 운영하는 등 고육책을 쓰는 상황이다.


인근에서 리커스토어(Liquor Mart)를 운영하는 업주는 “지난 10년간 매장 외부의 경고용 표지판 설치와 야간 상주 경비 인력, CCTV 설치, 방탄 유리 등으로 범죄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곳 경비원 어거스틴 마티아스씨는 “홈리스들이 많이 몰리는 곳이 위험지역이라는 인식은 어쩔 수 없다”며 “이들이 매장 밖에서 배회하지 않도록 최대한 통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편의점이나 리커스토어, 스모크샵 등 현금이 오가는 업소를 대상으로 한 강도 행각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종업원이 혼자 근무하는 늦은 시간을 노린 강탈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타운내 보안업체를 운영중인 한 전문가는 “시기적으로 모임이나 파티가 많은 때 이런 범죄가 늘어나기 마련”이라며 “일단 분쟁이 생기면 업주나 종업원이 업소 밖으로 나와야 한다. 그래야 일이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아무래도 전문가와 상의해서 도움을 받는 게 가장 좋을 것”이라면서도 “그런데 팬데믹 이후 불황이 계속돼 경비 관련한 예산을 줄이는 곳이 많아 상황이 더욱 악화된다”며 안타까워했다.


한편 LA카운티 셰리프국에 따르면, 17일 사우스LA 지역에서 발생한 편의점 무장 강도사건만 6건이 넘는다. 벨플라워의 세븐일레븐과 서클K, 롱비치의 세븐일레븐과 루비스 리커스토어, 파라마운트의 세븐일레븐 2곳에서 3인조 강도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첫 번째 강도사건은 벨플라워 불러바드 5800 블록에 위치한 세븐일레븐에서 밤 9시 10분께 발생했으며, 같은 날 밤 11시 40분께 파라마운트 알론드라 불러바드 8500블록에 위치한 세븐일레븐에서도 동일한 수법의 강도행각이 벌어졌다. 불과 15분 뒤, 다우니 애비뉴 17200블록에 위치한 서클 K에서 총으로 무장한 흑인 강도 3명이 가게에 침입해 계산대에서 현금을 강탈한 뒤 흰색 4도어 벤츠를 타고 유유히 사라졌다.


감시카메라 영상에 따르면, 용의자 한 명이 계산대에 있는 종업원을 향해 총을 겨눈 채 현금을 요구하는 사이 또 다른 용의자 남성이 현금을 가방에 주워 담고 있다. 나머지 한 명의 남성은 매장 뒤에서 총을 겨누며 망을 보고 있는 장면이 담겨있어 조직적인 범행임을 나타낸다.


롱비치에 위치한 세븐일레븐과 루비스 리커스토어 매장에서도 현금 강탈 사건이 3시간 간격으로 발생했으며, 모두 인명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은 벨플라워와 파라마운트의 편의점 용의자들이 3건의 강도사건과 연루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으며, 용의자를 추적 중이다.


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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