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으로 넉넉한 계층 학생, 시험 보는게 바람직"

홈 > 로컬뉴스 > 로컬뉴스 > 교육
로컬뉴스

"경제적으로 넉넉한 계층 학생, 시험 보는게 바람직"

웹마스터

어떤 대학이 테스트 옵셔널 정책을 시행한다고 해서 표준시험 점수를 아예 무시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테네시주 내슈빌에 있는 밴더빌트대 캠퍼스. /Vanderbilt University 



테스트 옵셔널, 어떤 학생에게 도움 되나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라 시험 볼지 말지 전략적 선택 해야

SAT·ACT에서 좋은 점수 획득 어려우면 안보는 게 유리



특정 대학이 ‘테스트 옵셔널’ 정책을 시행한다면 정말 표준시험 점수를 제출하지 않아도 입학사정 과정에서 불이익이 없는 걸까? 낸다면 아무래도 더 유리한 것은 아닐까? 많은 학생들은 갈피를 잡지 못한다. ‘테스트 옵셔널’ 정책을 시행하는 대학이 늘어난 배경과 현실적인 적용 범위에 대해 논리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가정 소득과 직접적 연관

먼저 SAT와 ACT 점수는 가구 소득과 직접 연관된다. 저소득 가정의 학생들은 고소득 가정의 학생들과 비교할 때 표준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것이다. 2013년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소득 격차에 따른 점수 차이는 백인 학생들보다 흑인 학생들 간에 훨씬 컸다.


저소득 가정과 ‘불충분하게 대표되는 소수계(Underrepresented Minority·URM)’ 가정의 학생들은 다른 그룹에 속한 학생들에 비해 자원이 부족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개인의 사회경제적 신분에 따라 유불리 달라

최근 코넬 대학은 입학사정에서 테스트 옵셔널 정책을 발표하면서 학생들이 표준시험을 치르는데 여러가지 ‘어려움과 상실감’이 따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테스트 옵셔널은 모든 지원자에게 해당된다기 보다는 특권층에서 제외된 학생들을 위해 고안된 것이라는 뜻이다. 지원자의 사회경제적 신분과 인종에 따라 테스트 옵셔널은 대학 합격에 유리할 수도, 불리할 수도 있다. 리서치에 따르면 어퍼머티브 액션이 없을 경우URM 학생들이 대학에 합격할 확률은 훨씬 낮다.


‘대학 교육이 모든 학생에게 공정한가’ 라는 문제가 줄곳 제기되는 이유다. 그러나 일부 다른 그룹, 특히 아시안 학생들은 어퍼머티브 액션이 존재할 때 합격률이 낮아지기 때문에 이에 대한 우려도 있다.


◇저소득층이거나 고난을 경험한 경우 

그렇다면 SAT나 ACT를 꼭 봐야 할까?

정답은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내가 어떤 대학을 목표로 하고 어떤 배경을 가진 학생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지원자가 저소득 가정의 학생이거나 고난을 경험했다면 SAT나 ACT에서 고득점을 받기가 사실상 어려울 수 있다. 이 경우 테스트 옵셔널이 유리하다.


예를 들어 방과 후 가족을 돕기 위해 일을 해야한다면, 표준시험 준비에 시간을 쓰기 힘들다는 것을 대학들이 안다. 이런 학생들에게는 표준시험 옵셔널이 정말로 옵셔널이 된다. 그러나 내가 이런 범주에 들지 않는 상황이라면 표준시험을 무시해선 안 된다. 부담이 큰 시험 환경에서 내가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것을 대학 측에 입증한다면 입시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여건이 된다면 도서관에 가서 시험 준비 가이드북을 찾아보자. 온라인으로 표준시험 기출문제 등 무료 리소스도 구할 수 있다. SAT와 ACT는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수수료를 면제해 주므로, 내가 여기 해당된다면 무료로 시험을 치르고 높은 점수를 받아 대입 지원서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 수도 있다.


◇경쟁력 제고 여부 살펴야

내가 중간소득 가정 출신이면서 표준시험을 치르기 어려운 특별한 사유가 있고, 표준시험 옵셔널 정책을 시행하는 대학에 지원할 경우 점수를 굳이 내지 않아도 입학사정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표준시험에서 고득점을 한 것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경우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예를 들어 어떤 학생이 고교 GPA는 지원 대학의 합격 평균선에 걸쳐 있는데 SAT 점수는 만점 가까이 나왔다면, 표준시험 점수를 제출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므로 내가 목표로 하는 대학에 비해 나의 고교 GPA가 조금 낮다면, 표준시험 준비에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 전략도 고려해볼 수 있다.


◇부모 지원 많다면 제출이 유리

부유층 학생들은 어떨까? 가구소득이 가장 높은 계층에 속하는 학생들은 테스트 옵셔널 대학에 지원하더라도 표준시험을 치르지 않는 것이 오히려 불리할 것이다. 물론 시험을 치러도 성적이 저조하다면 이것도 불이익이 될 수 있다.


부유층 학생들의 경우에는 시험을 치르고 점수를 제출하길 대학들은 기대할 것이다. 

이런 학생의 가정은 시험 준비를 도울 수 있는 경제적 자원이 풍부하고, 부모의 적극적인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학들이 테스트 옵셔널 정책을 시행하는 것은 모든 지원자들이 테스트를 포기하길 원한다는 뜻은 아니다.


◇개인 상황에 따라 합리성 따져야

결론적으로 어떤 상황에 처한 학생들에게는 표준시험 점수 제출을 기대하는 것이 비합리적이다. 사회경제적 신분상 어려움을 겪는다거나, 가족 중에 대학을 나온 사람이 없고 지원자가 가족 구성원 중 처음 대학에 지원하는 퍼스트 제네레이션이거나, 또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인 경우 등이다.


이런 도전적 상황에 직면한 지원자들은 테스트 옵셔널 범주에 해당된다. 그러나 여건이 되고 재정적 여유가 있는 학생들은 표준시험을 치르고 능력을 입증하는 것이 대입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김수현 객원기자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