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의 행복칼럼] 카프카 포세이돈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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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광의 행복칼럼] 카프카 포세이돈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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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신화에 등장하는 포세이돈은 바다, 지진, 돌풍의 신이다. 그는 제우스의 형이다. 돌고래, 물고기, 말, 소가 대표적인 포세이돈의 상징물이다. 포세이돈은 넘치는 활력과 무한한 생명력을 보여주는 힘의 신이다. 포세이돈은 삼지창을 들고 물고기나 돌고래 떼와 함께 긴 머리카락과 수염을 날리며 파도를 타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힘과 야성이 포세이돈의 자랑이다. 포세이돈은 해일과 폭풍을 부르며 신들의 제왕인 제우스와 맞장 뜰 만큼 강력한 힘을 자랑한다. 


포세이돈의 아내는 가이아, 데메테르, 암피트리테이며 자식애가 강해서 영웅들과 갈등이 많은 신으로 유명하다. 조카들인 제우스의 자녀와의 갈등도 마다하지 않는다. 자주 싸우면서도 숙부를 남편으로 삼고 싶어했던 전쟁의 여신 아테나의 구애를 받았으나 포세이돈은 단칼에 거절하였다.


그런데 체코의 작가 카프카는 우화 '포세이돈'에서 우스운 포세이돈을 그린다. 카프카의 포세이돈은 힘센 영웅이 아니다. 바다를 관리하느라 동분서주하는 옹색한 관료다. 힘찬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책상에서 계산을 하고, 바다 관리에 정신이 없다. 잡무에 전전긍긍하는 포세이돈은 매우 낯설다.


카프카의 포세이돈은 너무 성실해서 모든 일을 스스로 처리한다.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직접 처리해야 안심이 된다. 쫀쫀하고 지질한 삶이다. 그러다 보니 바다의 신이 바다조차 제대로 본 적 없다. 세상 종말 직전에 마지막 계산을 마치고 서둘러 근방을 한 바퀴 둘러보고 싶은 것이 그의 소박한 꿈이다.


계산기와 책상에 매여 있는 포세이돈의 모습은 관료주의와 현실에 안주하려는 현대인을 보여준다. 카프카는 잡다한 업무와 현실 유지에 매여 창의력과 상상력을 잃어버린 현대인을 풍자한다. 인생의 큰 그림을 보지 못하고 현실에 매여 전전긍긍하는 유약하고 초라한 현대인을 그리고 있다.


카프카는 프라하에서 부유한 유대인 상인의 맏아들로 태어났다. 카프카는 예술적 감각이 시대를 앞서간 천재 작가다. 독어권의 대문호로 인정받는 그는 날카로운 필치로 세대를 풍자했다. 그는 포세이돈에서 거시적 성공 대신에 작은 이익에 집착하는 현대인의 초라한 모습을 통렬히 조롱한다.


최근 당무를 거부하고 잠행하는 야당 대표를 보면서 생각이 많았다. 오죽했으면…. 하는 맘이 없지 않았지만 아쉬움도 컸다. 대선 정국에 천하를 호령하며 동분서주해야 할 당 대표가 잠행하며 부하 타령하는 그 모습이 너무 지질해 보였다. 관련 뉴스를 접하며 실소를 금할 수가 없었다.


얄궂게도 카프카의 연약한 포세이돈과 현대교회가 오버랩 된다. 초대교회와 그 성도들은 세상이 감당할 수 없었다. 로마제국도 당시 강력한 전염병도 교회와 성도의 진군을 막지 못했다. 초대교회는 금과 은은 없었지만, 로마와 세계를 뒤집어 놓았다. 교회는 포세이돈보다 훨씬 강력했다.


그런데 현대교회와 성도는 이런 힘과 야성을 잃어버렸다. 현대교회 곳간에 금과 은은 가득한데 예수님 이름의 능력이 없다. 코로나에도 정부통제에도 무기력하기 짝이 없다. 현대교회는 관료형 교회요 여론과 형편에 고분고분한 유약한 교회다. 교회와 성도의 야성과 능력이 살아나 여론의 눈치나 보는 유약한 교회가 아닌 세상을 호령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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