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야기] 중년과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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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야기] 중년과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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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고마비(天高馬肥),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가을이 되었다. 날씨가 선선해져 산책하기에 딱 좋다. 캘리포니아는 매우 덥고 건조한 사막 지역이라 여름이 다섯 달이나 된다. 그래서 그런지 가을이 오길 학수고대한다. 요즘같이 서늘하고 신선한 공기, 종종 볼 수 있는 새벽 안개, 반갑기만 하다. 웰컴, 가을!   


올해 만으로 쉰 다섯이 되었다. 보통 젊은이는 나이를 한두 살 부풀려 자신을 소개한다. 특히 한국사람은 나이나 학번으로 서로를 재고 선후배를 따지기에 더욱 그렇다. 그런데, 어느 시점부터 자신을 더 젊게 소개한다. 나이도 만으로 세기 시작한다. 누가 젊어 보인다고 하면 빵끗 웃고 고맙다고 한다. 행여 맥도널드에서 커피를 시니어 가격으로 계산하면 아니라고, 돈을 더 내겠다고 우긴다. 마켓에서 구입한 물건을 주차한 곳까지 들고 가주겠다고 하면 기분이 좋지 않아 필요없다며 거절한다. 


필자도 이제 중년이 되어 5년 후 환갑을 맞이한다는게 부담스럽다. 소싯적에 어떤 사람이 삼십대라면 아저씨 아줌마라 생각했고, 사십대는 부모같아 보였다. 그리고 오십대는 할아버지 할머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세월이 유수같이 흘러 나도 곧 육십이 될 것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착찹하다. 해야 할 일은 많은데 몸이 이전과 같지 않다. 건강과 시간을 잘 관리하겠다고 마음을 다진다.   


그렇지만 모든 게 다 나쁜 건 아니다. 중년에게 어떤 장점이 있는지 나름대로 정리해 보았다. 첫째, 중년은 성숙과 패기의 균형이 잘 잡혀 있어 계획을 잘 세우고 결실 맺을 확률이 높다. 둘째, 중년은 젊어서 노력하고 애쓴 일에 관한 열매를 거두기 시작한다. 셋째, 중년은 생각이 깊어 한층 더 성숙한 말과 행동으로 타인을 배려하고 섬긴다. 넷째, 중년은 인생의 고난과 역경을 잘 견뎌내며 더 나아가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는다. 다섯째, 중년은 젊었을 때 같이 격한 반응이나 노를 표현하지 않는다. 참고 인내하고 자신의 감정을 관리한다. 여섯째, 중년은 평범한 일상생활에 감사하며  작은 일에 대해 종전보다 더 감격한다. 일곱째, 중년은 자신의 이익보다 섬김과 봉사와 나눔으로 삶의 진미를 맛본다. 여덟째, 중년은 배우자와 가족, 그리고 타인에게 더 깊이 감사하며 말과 행동으로 표현한다. 아홉째, 중년은 다음 세대에게 남겨줄 유산(신앙, 재정, 신조(信條) 등)을 헤아리고 준비한다.


성경 말씀대로라면 인생이 칠십 내지 팔십이다. 그렇다면 오십대는 전반전을 마치고 후반전을 시작한 것과 같다. 프로농구로치면 제3쿼터를 시작했고, 골프로 치면 프론트 나인을 마치고 백 나인을 시작한 것이다.  


목사님 한 분이 “송 교장, 이제 많이 그리고 더 열심히 활동할 나이가 되었네”라고 하셨다. 그렇다. 인생의 후반전을 맞이하여 전반전의 성공과 실패를 잘 생각해 보고, 적절한 작전 조절을 통해 더욱 열심히 뛰어야 할 때다. 인생의 가을을 맞이 해 수확을 하고 다음 농사를 잘 준비하는 지혜로운 중년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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