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의 행복칼럼] 누가 가장 큰 죄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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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광의 행복칼럼] 누가 가장 큰 죄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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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 이야기를 빗대어 인간에게 교훈을 주는 이야기를 우화라고 한다. 우화 중에서는 이솝우화가 유명하다. 그런데 이솝우화보다 더 재미있고 더 분명한 메시지를 가진 우화들이 많다. 프랑스 시인이자 우화 작가인 라퐁텐과 러시아 우화 작가 끄르일로프는 탁월한 이야기 전개로 많은 독자를 가지고 있다. 최근 라퐁텐의 우화를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라퐁텐은 1621년 프랑스 시골에서 태어나 자연 속에서 성장하며 자연과 자유를 사랑하였다. 학교에서 고전을 공부하며 창작을 했고 인도문학과 이솝에서 영감을 받아 많은 우화를 남겼다. 라퐁텐의 우화는 이솝우화에 비해 인간세태에 대한 풍자의 강도가 훨씬 강하다. 라퐁텐의 우화는 인간세상의 악과 부조리를 신랄하게 풍자한다.

   

라퐁텐의 우화 '페스트'를 소개한다. 동물의 세계에 페스트가 창궐했다. 많은 동물이 페스트에 걸려 고생했다. 모두 죽은 것은 아니지만, 많은 동물이 병에 걸려 엄청난 고생을 했다. 동물세계는 고통의 신음소리 가득한 괴로운 세상이 되었다. 그런데 이런 큰 문제에 책임지는 자가 없었다. 

   

동물나라 왕인 사자가 회의를 열고 “친구들이여, 내 생각에는 하나님이 우리 죄를 벌하기 위해 이 병을 내린 것 같다. 우리 가운데 가장 죄가 큰 동물을 신께 제물로 바치자. 그러면 신의 노여움이 풀릴지 모르겠구나. 가장 비양심적인 자를 선발하기 위해 죄를 고백해 보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자는 자신의 죄를 고백한다. 사자는 "나로 말하면, 내 식욕을 만족하게 하려고 많은 양을 잡아먹었지. 그 양들이 나한테 아무런 나쁜 짓도 하지 않았는데 그냥 잡아 먹었다. 내 죄가 크다. 내가 희생물이 되마’했다. 사자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아첨꾼 여우가 “폐하, 당신은 너무나 선하십니다. 폐하는 마음이 너무 선하십니다. 양을 잡아먹은 것이 무슨 죄가 되나요? 왕의 먹이는 되는 것은 양들에게 영광스러운 일이 아닌가요?”했다. 

   

여우의 말이 끝나자 아첨꾼들은 전부 손뼉을 쳤다. 사자의 죄가 없다는 여우의 말에 동의를 하는 표시였다. 이어서 호랑이, 곰, 등등의 힘센 동물들도 모두 사자 같은 죄가 있었지만, 심각한 죄는 고백하지 않았다. 힘센 동물들은 모두 스스로 착한 동물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상하게 박수가 터졌다.

   

이어서 당나귀가 나와 말했다. “저는 생각해 보니까 어느 날 풀밭을 지나가다가 배도 고프고, 마침 부드러운 풀들도 있었고, 거기다가 악마들이 유혹해서 그 풀을 아주 조금, 저의 혓바닥 넓이만큼만 먹었어요. 그런데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그 풀을 먹을 아무 권리도 없었습니다.”

   

이 말을 듣자 모두 당나귀가 죄가 있다고 소리쳤다. 변호사 노릇을 한 적이 있는 늑대가 능변으로 당나귀 때문에 모든 화가 미쳤으므로 이 놈을 죽여서 바쳐야 한다고 했다. 결국 당나귀는 교수형을 당했다. 당나귀는 푸른 초원의 풀을 먹은 죄로 사형당했다. 라퐁텐은 힘 없는 당나귀가 교수형에 처해진 것 같이 인간세상에도 약자가 죄인 됨을 풍자하며 조롱한다.  

   

불행하게도 라퐁텐의 우화 같은 일이 오늘의 현실이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는 이미 공인(?)된 진리다. 고대 철학자 솔론은 “법은 거미줄 같아서 독수리나 매는 잡지 못하고 힘 없는 파리와 나비만 잡는다”고 일갈했다. 한국의 경찰, 검찰, 공수처 그리고 법원이 힘 있는 자들의 죄를 밝혀 줄 것을 기대하는 것이 과욕일 수 있다는 불길함에 마음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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