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서 '흰색 견인차 차량절도' 공포 확산
주요부품이 모두 뜯긴 채 캄튼에서 발견된 제시 롤러의 캐딜락 차량. /Jesse Roller 제공
조용히 나타나 차량 토잉해 사라져
피해자들 "아무 잘못 없는데" 분통
조직범죄 연관 가능성 배제 안해
지난해 12월 어느 날 오전 6시. 제시 롤러가 사는 치노 주택가에 정체불명의 흰색 견인차가 나타났다.
롤러는 4년 동안 어렵게 돈을 모아 구입한 캐딜락 CTS-V 쿠페를 단 30초 만에 잃었다.
견인차 운전자는 캐딜락 앞에 정차한 뒤 리프트를 이용해 차를 끌어올리고, 그대로 차를 가져갔다. 롤러는 “경찰서에 전화를 걸어 ‘혹시 차량을 견인했느냐’고 물었지만 모두 ‘아니오’라고 하더라. 그때야 이게 단순한 회수나 오해가 아님을 알았다. 내 차는 그냥 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남가주에서는 차량 소유주가 대출금을 체납했을 때 차량을 회수하는 사례가 드물지 않다. 그러나 법적으로 견인 사실은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피해자들은 체납 사실이 없었으며, 경찰 역시 초기에는 차량 소재를 알지 못했다고 전했다. 샌버나디노 카운티 셰리프국은 이번 사건에 대해 “관할 내 흰색 견인차를 이용한 차량 절도 사례를 인지하고 있으며, 인근 카운티에서도 유사 사건이 보고됐다”고 확인했다. 또한 전문 수사팀에 사건을 이관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롤러는 “처음에는 나만 당한 줄 알았는데 온라인을 보니 같은 일이 많은 사람들에게 일어나고 있었다. 친구도 치노 동네에서 같은 흰색 견인차를 봤다고 하더라. 범인은 그냥 돌아다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에서는 랜초쿠카몽가부터 빅터빌까지 주민들이 고급차와 도요타, 쉐보레 차량이 집 앞에서 견인되는 영상들을 공유하고 있다. 최소 지난해 3월부터 새해 첫날까지 발생한 사례들이며, 영상 속에는 견인차가 조용히 차량을 끌고 가는 모습이 담겨 있다. 한 피해자는 “내가 당하지 전까지 이런 일이 있는지도 몰랐다. 당장 범인을 잡아야 한다. 작년 초부터 계속되는 것 같고, 점점 심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피해자들은 경찰에 차량 도난 신고를 했지만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한 업데이트는 거의 받지 못했다고 한다. 롤러의 경우 차량은 발견됐으나 부품이 모두 제거된 상태였다. 경찰은 신고 약 일주일 후 차량이 캄튼에서 번호판 스캐너로 포착됐으며, 보관 중인 견인장으로 가라는 안내를 했다. 희망에 부풀어 가족과 함께 약 1시간 거리 운전을 했으나, 차량은 이미 부품이 모두 제거된 상태였다. 롤러는 “좌석까지 모두 뜯겼더라. 차체만 남았다.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조직범죄와 연관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구성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