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경제 살리기 특별기획]금융 지원·임대 안정화·행정절차 완화 필요


홈 > 로컬뉴스 > 로컬뉴스
로컬뉴스

[한인경제 살리기 특별기획]금융 지원·임대 안정화·행정절차 완화 필요

웹마스터

한인 경제가 처한 위기를 극복하려면 몇 가지 창의적인 해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올림픽가에서 바라본 타운 상권. /우미정 기자


한인경제 살리기 특별기획

<글 싣는 순서>

1. 소비자와 업소 상생안

2. 정부기관, 한인단체 적극 나서야

3.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회생 방안



전통 업소 잇따라 폐업

"'맞춤형' 지원 없는 답 없다"

야시장·문화축제 등 도입

유연한 상환 제공 대출도 


지난해 LA 한인타운에서 여러 업소들이 문을 닫았다. 

4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전통 노포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할머니의 손 맛을 자랑하던 그 식당, 동네 사람들이 다 아는 그 세탁소, 아이 생일케이크를 사러 가던 그 빵집. 하나 둘 사라졌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임대료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인건비는 급등했으며, 설상가상으로 많은 한인 소비자들이 주류 또는 타인종 상권으로 발길을 돌렸다. 한인 경제는 이제 ‘지속 가능성의 위기’라는 듣기만 해도 무거운 수식어를 달고 있다.

이 때문에 한인경제 살리기를 위해 경제 학자 및 금융 전문가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진단은 명확했다. "맞춤형 정책 지원 없이는 답이 없다."

PCB 뱅크 헨리 김 행장은 상황의 심각성을 이렇게 표현했다. 

"이민자 소유 소규모 사업체들은 단기 자금 경색만으로도 존폐 위기에 놓일 수 있다." 

한 달 임대료를 못 내면 40년 역사가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것이다.

김 행장의 처방전은? 바로 SBA 대출 같은 정부 보증 프로그램이다. 운영자금부터 사업확장까지 초기부담을 낮추고 유연하게 상환할 수 있는 금융 지원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커뮤니티 내 스몰 비즈니스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금융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김 행장의 말에는 절박함이 묻어났다.

로욜라 메리마운트대 손성원 경제학 교수는 더 구체적인 문제를 짚었다. 

손 교수는 "임대료, 인건비, 공과금, 보험료 등 비즈니스 운영 비용이 급격히 오르면서 스몰 비즈니스들이 심각한 존폐 위기를 맞았다"고 진단했다. 그의 해법은 창의적이다. 매출 연동형 임대는 어떨까? 

장사가 안 되면 임대료가 줄어드는 시스템이다. 장기 입주 소상공인에게는 재산세 인센티브를 주고, 임금 보조금과 급여세 공제로 인건비 부담을 덜어주자는 것이다. 

손 교수는 이를 "노동시장 왜곡을 최소화하면서도 실효성 있는 현실적 대응책"이라고 평가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소상공인들이 돈 문제로 무너지는데 정작 재무 건전성은 나쁘지 않다. 문제는 유동성이다. 이민자 소유 사업체들은 은행 신용 접근성이 제한돼 있어 필요할 때 자금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통장에 돈이 좀 있어도 갑자기 큰 지출이 생기면 속수무책인 것이다.

손 교수는 또 다른 복병을 지적했다. 규제와 행정 절차의 늪이다. 허가는 지연되고, 점검은 밀리고, 준수 비용은 계속 든다. 제한된 인력으로 업소를 운영하는 소상공인에게 이런 행정 부담은 견디기 힘든 무게다.

해결책으로 제시된 건 한인타운 스몰 비즈니스 전담 ‘옴부즈맨 사무소’ 설립이다. 

한국어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허가와 갱신 처리 기간을 보장하는 체계적 시스템 말이다. 

"서류 때문에 장사 못 하겠다"는 한숨을 줄일 수 있을까?

하이브리드 근무 형태가 자리잡으면서 한인타운 유동인구는 예전만 못하다. 안전 우려도 한 몫 한다. 

손 교수는 "조명, 위생, 주차, 공공안전 등 인프라 개선이 소비자 신뢰 회복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비전은 흥미롭다. 야시장, 음식 축제, 문화 행사로 한인타운을 지역 명소로 만들자는 것이다. 저녁과 주말에도 사람들이 몰려드는 활기찬 거리 말이다. LA의 다른 핫 플레이스처럼 한인타운도 ‘꼭 가봐야 할 곳’ 리스트에 오를 수 있지 않을까?

사라진 업소들의 빈 자리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그곳엔 누군가의 꿈과 땀, 가족의 생계가 있었다. 지금 한인 경제계에는 금융 지원, 임대료 안정화, 행정부담 완화, 인프라 개선이라는 네 가지 열쇠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의 처방이 약발을 발휘할지, 한인 경제가 다시 활력을 되찾을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일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내년 이맘 때 우리는 또 여러 업소들의 부고를 쓰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한인 경제, 이제는 살려야 한다.

우미정 기자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