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등 시니어 노린 '스미싱' 범죄 확산
20일 자정께 60대 한인여성의 휴대폰으로 들어온 스미싱 문자 메시지. / 윤정자(62)씨 제공
AI까지 동원한 정교한 수법
스미승으로 연 34억달러 수익
"모르는 문자에 답하지 말라"
최근 1년 사이 SMS 피싱, 이른바 ‘스미싱(smishing)’ 사기 수법이 한층 정교해지면서 일부 시니어들이 실제로 문자에 답장을 보내 피해를 입는 사례가 늘고 있어 한인 시니어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연방거래위원회(FTC)에 따르면 2024년 한해동안 스미싱으로 인한 금전적 피해액은 약 4억7000만 달러에 달했으며, 이는 2020년 대비 5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스미싱 범죄가 시니어층과 자산가를 주요 표적으로 삼아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고도화*개인화된 수법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LA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윤정자(62)씨는 21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처음에는 단순히 ‘Hey’라는 문자 한 통이었지만 이후 이모티콘과 함께 ‘Got a moment to chat?’ 같은 메시지가 하루에도 여러 차례 이어졌다”며 “처음에는 ‘누구냐’고 답장하려 했지만 옆에 있던 딸이 말려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FTC에 접수된 다른 사례들에서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가장한 문자, ‘예전 동창(old classmate)’이라며 개인을 특정하는 메시지, 크리스마스 계획을 묻는 일상적인 대화 형식의 문자 등 점점 더 현실감 있고 개인화된 스미싱 수법이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60세 이상 시니어층이 디지털 환경에 상대적으로 익숙하지 않은데다 연금·저축·부동산 등 상대적으로 많은 자산을 보유한 경우가 많아 범죄자들의 주요 타겟이 된다고 분석했다. 스미싱 범죄로 인한 연간 수익은 약 34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스미싱은 1990년대 등장한 이후 문자 메시지가 휴대폰 사용자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신뢰도를 얻으면서 빠르게 확산됐다. 최근에는 범죄자들이 AI 기술을 활용해 단 한 단어의 답장만으로도 음성을 복제하거나 금융 계좌에서 불법 출금을 시도하는 사례까지 보고되고 있다.
범죄 수법도 다양화하고 있다. 단순 문자 사기를 넘어 금전적 위협, 허위 채용 제안, 상금·보상금 사기, 정부기관 사칭, 로맨스 사기 및 이를 악용한 협박 등 복합적인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473, 232, 268, 809, 829, 849, 976, 242 등 특정 지역번호에서 발신된 문자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며, 자신의 지역번호나 뉴욕(212), 워싱턴 D.C.(202) 등 대도시 번호로 온 문자 역시 안심해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전문가들은 모르는 번호에서 온 문자나 전화에 절대 답장을 하지 말 것을 가장 중요한 예방 수칙으로 꼽았다. 스미싱 피해 신고와 대응을 위해서는 ▲베터 비즈니스 뷰로(Better Business Bureau) 스캠 트래커(BBB.org) ▲AARP 프라우드 워치 네트워크 헬프라인(877-908-3360) ▲연방거래위원회 신고 사이트(ReportFraud.ftc.gov) 또는 전화(877-FTC-HELP) ▲FBI 인터넷 범죄 신고센터(IC3.gov)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아울러 국가 ‘Do Not Call’ 등록제도(donotcall.gov)에 가입하면 스팸 문자와 원치 않는 전화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공식 채널을 적극 활용하고, 의심되는 문자는 즉시 차단·삭제할 것을 거듭 당부했다.
우미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