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에 몰린 트럼프… '게리맨더링'은 법원에 막히고
지난 4일 LA의 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주민발의안50에 대해 투표하고 있다. /ABC
공화 의석 늘리려 밀어붙여
"인종적 요소 개입" 무효판결
민주 '역 게리맨더링'은 순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후반에도 정국 주도권을 쥐기 위해 소속 공화당을 움직여 밀어붙이던 게리맨더링(특정 정당에 유리하도록 선거구를 자의적으로 재조정하는 것)이 오히려 트럼프에게 독이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지시로 게리맨더링이 추진되던 텍사스주에서는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린 반면, 민주당이 맞불 성격으로 진행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주 게리맨더링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텍사스주 연방지방법원은 18일 내년 11월 중간선거에 맞춰 텍사스주 정부가 내놓은 연방 하원 선거구 조정안에 대해“선거구 개편 과정에 인종적 요소가 개입됐을 가능성이 다분하다”며 무효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이 최종 확정되면 텍사스주는 현행 선거구대로 내년에 하원 선거를 치러야 한다.
연방 하원에서 캘리포니아(52석)에 이어 둘째로 많은 38석을 갖고 있는 텍사스주는 현재 공화당이 25석, 민주당은 의원 한 명이 임기 중 숨져 12석이다. 트럼프는 내년 선거에서 공화당 의석수가 최소 다섯 석은 더 나와야 한다며 선거구를 개편하라고 당과 주 정부에 촉구했다. 이에 따라 텍사스주 정부는 주 의회 표결을 통해 새로운 선거구 개편안을 확정했다.
그런데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유색인종 영향력을 최대한 낮추고, 보수 성향 유권자 선호 후보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억지로 고쳐졌다는 지적이 잇따랐고 법원은 쐐기를 박았다.
반면 민주당이 트럼프의 시도에 대응해 맞불 성격으로 텃밭 캘리포니아에서 진행 중인 선거구 조정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4일 캘리포니아에서 진행된 ‘주민 발의안 50’ 주민 투표가 찬성 64%로 가결됐다..
민주당은 이 투표에 따라 확정되는 선거구를 내년 중간선거에 적용해 트럼프가 노리는 ‘하원 다섯 석’을 상쇄하고, 그 이상까지도 노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캘리포니아 하원 의석 52석중 민주당은 43석으로 민주당 절대 우위 구도이다.
이번 판결로 공화당이 이끄는 주 정부에 대한 트럼프의 장악력이 더욱 약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트럼프는 다른 주에도 선거구 개편을 촉구하고 있지만 먹혀들지 않고 있다. 인디애나에서는 주 상원 공화당 지도부가 트럼프의 압박에도 12월임시 회기 자체를 거부했다. 미주리·캔자스 등 다른 공화당 강세 주 정부도 소송 위험 대비 실익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신중론을 펴고 있다.
워싱턴=박국희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