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 가까운 주택, 좋기만 할까?
공항 인근 주택에 관심이 있다면 소음을 견딜 수 있는지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현명하다. /AP
공항 인근 주택의 장단점
편리하지만 소음·혼잡 감수해야
여행족은 천국, 예민한 이는 지옥
최근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항공편 운항이 차질을 빚으면서 주요 공항 주변은 한동안 예년보다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이 때문에 평소 공항 주변의 소음에 익숙했던 일부 지역 주민들은 “공항 근처에 집을 산다면 어떤 느낌일까?”라는 의문을 갖기도 한다. 하지만 정상 운항이 재개되면서 공항 인근 거주지가 겪는 일상적 문제, 항공기 소음, 교통 혼잡, 공기질 우려 등이 도 다시 돌아왔다. 공항 인근 주택 구입에는 분명 단점이 있지만 여행이 잦은 사람이라면 오히려 매력적인 장점도 적지 않다. 결국 장점이 단점을 상쇄할 수 있는지는 개인의 생활 방식에 달려 있다.
◇공항 근처에 사는 것의 장점
출장이나 여행이 잦다면 공항 접근성은 큰 이점이 된다. 공항까지 수시간을 이동할 필요 없이 몇 분 만에 도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뉴욕 주 앨버니 국제공항에서 1마일 가량 떨어진 곳에 거주하는 제프리 디케이터는 “대형 공항은 아니지만 집에서 한 시간 전에만 출발해도 주차하고 TSA 프리체크를 통과한 뒤 스타벅스에 들를 여유까지 있다”고 말했다.
샌디에이고의 주택 소유주 로렌 버다인도 공항 인근 생활의 편리함을 크게 체감하는 사람 중 하나다. 그는 “터미널까지 5분 거리에 산다는 건 정말 큰 호사”라며 “친구들은 교통 체증 때문에 비행기를 종종 놓치지만 나는 그런 걱정을 해본 적이 없다. 여행 당일에도 마음이 훨씬 여유롭다”고 설명한다. 또한 공항 주변은 렌터카 시설, 24시간 운영 주유소, 패스트푸드점, 호텔·컨벤션센터 등 생활 편의시설이 밀집해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무엇보다 공항 활주로 아래나 비행기 항로 인근의 주택은 가격이 5%에서 15%까지 할인된 경우가 많아 소음에 민감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상대적으로 합리적 가격으로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빅도어 홈바이어스(Big Door Home Buyers)의 창립자 에릭 필드는 “비행 항로 아래 있는 집은 소음이 없는 지역의 유사 주택보다 항상 저렴한 편”이라고 설명한다.
◇공항 인근 주택의 단점
반면 공항 주변 생활이 결코 만만한 것은 아니다. 할인된 가격만큼이나 감수해야 할 요소도 적지 않다. 디케이터는 “비행기가 특정 방향으로 이륙할 때 나는 소음과 진동은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고, 항공편 도착이 몰리는 시간에는 주변 도로가 상당히 혼잡해진다”고 말한다. 시간이 지나 적응할 수는 있지만 처음에는 불편함을 크게 느낄 수 있다. 필드는 활주로의 바람 방향 아래 위치한 집일수록 항공기 연료에서 발생하는 미세 입자로 인해 공기질이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는 “아이를 둔 가정이나 호흡기 질환을 가진 주민에게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한다.
또한 안전상의 이유로 대형 리모델링이나 높은 나무 심기 같은 일부 프로젝트가 제한될 수도 있다. 공항 반경 제한 때문에 주택 개보수 계획이 차질을 빚는 경우도 있다. 이와 함께 소음·환경 문제로 인해 공항 인근 주택은 가치 상승 속도가 더딘 편이어서 되팔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공항 근처 주택, 구입 전에 확인할 점
결국 공항 인근 집이 본인에게 맞는 선택인지 여부는 생활 방식과 우선순위에 따라 달라진다. 전문가들은 매수 전 다음 사항을 꼼꼼히 점검하라고 조언한다.
1. 시간대 별로 주택 방문하기
오후에 한 번 방문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필드는 “이른 새벽 첫 항공기 이륙 시간(오전 6시), 야간 항공편 도착 시간(오후 9시) 등 다양한 시간대에 방문해 소음을 직접 체감해보라”고 권한다.
2. 공항의 공식 소음 등고선(Noise Contour) 지도 확인하기
연방항공청(FAA)이 승인한 소음 지도를 통해 해당 주택이 소음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구역에 포함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
3. 이웃에게 직접 물어보기
현지 주민들은 소음·교통 혼잡·생활 환경 등에 대해 가장 현실적인 조언을 들려줄 수 있다.
4. 본인의 항공 이용 빈도 고려하기
비행기를 자주 이용하지 않는다면 공항 인근 거주의 장점은 크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잦은 출장·여행이 일상이라면 그 편리함은 상당한 시간 절약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구성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