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미국법인 상대로 1500만불 소송
도난된 기아차에 치여 숨진 요니스 사이드(왼쪽)와 사고 직후 멈춰선 쏘울 차량. /ABC6 News
도난 차량에 받혀 숨진 아동
유족이 연방법원에 소장 접수
원고 "기아차, 공적 위해 초래"
4살 어린이가 도난당한 기아 차량에 치여 사망한 사건과 관련, 희생 아동의 가족이 기아차 미국법인(Kia America)을 상대로 1500만달러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NBC4i 닷컴에 따르면 지난 2023년 7월 22일 오하이오주 프랭클린턴의 사우스파크 아파트 단지에서 어머니와 놀고 있던 요니스 사이드(4)는 도난된 기아 쏘울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경찰은 사건 당일 26세 타이렐 슈트를 체포했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경찰의 정차 요구를 피해 도주하던 슈트는 인도로 돌진해 잔디밭을 가로질러 사이드를 들이받았으며, 이후 잠시 더 운전한 뒤 차에서 내려 도주했다. 그가 몰던 쏘울은 사건 당일 도난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이드의 가족은 올해 7월 21일 컬럼버스 연방지법에 접수한 소장을 통해 기아차가 훔치기 쉬운 차량을 판매해 ‘공적 위해(public nuisance)’를 초래했고, 그 결과 아이가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소장에는 “차량 도난 방지와 공공 안전은 분리할 수 없는 문제”라며 “자동차가 쉽게 도난당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재산을 보호하는 동시에 도난 차량을 몰며 위험을 초래하는 운전자를 도로에서 줄이는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
기아차 미국법인은 소송이 진행중인 이유로 논평을 거부했다. 소장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 사이 컬럼버스에서 도난당한 차량의 절반 가량이 기아 또는 현대 차량이었다. 두 브랜드의 모델 중 상당수는 엔진 임모빌라이저(시동 차단 장치)가 없어 도난이 쉽다는 설계 결함이 지적되어 왔다. 지난 2021년부터 틱톡과 유튜브 등 SNS에는 USB 케이블 정도의 간단한 도구로 차량을 훔치는 방법을 알려주는 영상이 확산하며 전국적으로 기아차·현대 차량 도난 급증을 초래했다.
원고 측은 기아차가 업계 표준 안전장치인 엔진 임모빌라이저 등을 적용했다면 차량이 “더 안전했을 것”이라며 유럽과 캐나다에서 판매되는 차량에는 설치하면서 미국 판매 모델에는 대부분 설치하지 않은 채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사고 당시 슈트의 차량 속도는 시속 40마일로, 제한속도인 시속 5마일을 훨씬 초과한 상태였다. 사고 직후 사이드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곧 사망 판정을 받았다. 기아차는 유사한 소송을 여러 차례 겪고 있다.
2023년에는 컬럼버스시가 기아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보안 장치 부재로 인해 시민·보험사·경찰 등이 수백만달러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해당 소송은 현재 진행 중이다. 또한 2024년에는 오하이오주 힐리어드에서 청소년이 몰던 도난된 기아 차량에 치여 사망한 매튜 모시(36)의 가족도 기아차 미국법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기아차의 행위가 모시의 사망에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소송을 기각했다.
구성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