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이 쓰레기 창고?”… LA시 '그린빈' 배치에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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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이 쓰레기 창고?”… LA시 '그린빈' 배치에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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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시내 프랭클린 애비뉴에 배치된 그린빈. /블루스카이 SNS@donball.bsky.social 


LA시, 도로 가장자리에 집중 배포

음식물 쓰레기 75% 퇴비 전환 

주민들 “보관공간 부족·무용지물” 


LA시가 음식물 쓰레기 분리 프로그램을 대대적으로 강화하면서 한인타운을 비롯한 도심 곳곳 도로 가장자리에 초록색 음식물 전용 쓰레기통, 이른바 ‘그린빈(Green Bin)’이 쌓이고 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그냥 길 가장자리에 쌓아 놓기만 하는데 어디에 둬야 할지 막막하다”며 “집 앞 도로가 쓰레기 창고가 된 느낌”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16일 LA타임스(LAT)에 따르면 LA시는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음식물 폐기물 퇴비화 법안(SB 1383) 준수를 위해 일부 블록에 수십 개의 그린빈을 배치했다. 그러나 한인 등 일부 주민들은 이번 조치를 과도한 행정 집행으로 평가하며,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 건물 앞에 쌓인 수십 개의 그린빈 사진을 공유하며 ‘그린빈 대재앙(Great Green Bin Apocalypse of 2025)’이라고 표현했다.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이윤성(55) 씨는 1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아파트 단지 앞에만 배치된 대형 그린빈(90갤런)이 8개”라며 “식당을 운영하지 않는 한 이렇게 많은 음식물 쓰레기를 만들어낼 수 없다”고 호소했다. 이어 그는 “아이들도 있고 집 외부 공간도 제한적인데 LA시에서 주민 상황을 더 고려해 배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인타운 주민 스콧 라이니스(69)도 “이번 달만 해도 우리 건물에 13개의 그린빈이 배치됐다”며 “기존에도 5개가 있었는데 보관 공간은 턱없이 부족하고, 음식물 쓰레기도 충분치 않다”고 불편을 토로했다.

LA시 위생국(BOS)에 따르면 현재까지 약 6만5000개 이상의 그린빈이 배포됐으며, 4000개가 추가로 배포될 예정이다. 다만 일부 대형 건물은 기존 쓰레기 수거 프로그램인 리사이클LA(recycLA)에 참여하고 있어 이번 배치 대상에서 제외됐다.

2016년 제정된 해당 법안은 음식물과 유기성 폐기물의 75%를 매립지가 아닌 퇴비로 전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LA시는 온라인 챗봇 ‘프로페서 그린(Professor Green)’을 통해 주민들에게 어떤 폐기물을 그린빈에 넣을 수 있는지 안내하고 있으며, 작은 용량(30·60갤런) 통으로 교체를 원하는 시민들을 위해 신청서도 제공하고 있다. 수거된 대부분의 그린빈 내용물은 베이커스필드에 위치한 퇴비 시설로 이동해 농업용 퇴비로 재활용된다.

이번 음식물 쓰레기 분리 프로그램에는 연간 약 6600만달러가 투입될 예정이며, 일부 지역에서는 시의 쓰레기 요금 인상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우미정 기자 la@chosu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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