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금리 1년 만에 최저… 주택시장 ‘거래 재개’

금리 내렸지만 불확실성 여전
팬데믹 이전으로 회귀 가능성
고정 모기지금리가 4주 연속 하락하면서 홈 셀러들이 다시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부동산 전문 사이트 ‘리얼터 닷컴’의 ‘주간 주택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매물은 전년 동기대비 5.9% 증가해 3주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국책 모기지 기관 프레디맥(Freddie Mac)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로 끝난 주간의 30년 고정 모기지금리는 6.17%로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금리 인상을 이유로 거래를 미뤄왔던 주택 소유주들이 연내 매도를 고려하며 다시 시장에 진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리얼터 닷컴의 경제학자 지아이 쉬우는 “지난 1년간 높은 금리로 인해 많은 주택 소유주들이 낮은 이자율의 기존 대출을 포기하기 어려워 판매를 미뤄왔다”며 “하지만 최근 금리가 완화되면서 바이어 뿐 아니라 새로운 주택을 구입해야 하는 셀러들도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하는 잠재적 주택 구매자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하고 있지만 동시에 연방 정부의 셧다운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아마존 등 대형 기업들의 최근 감원 사태로 인한 고용 불안 역시 소비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리얼터 닷컴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개인 재정과 경제 전반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소비자신뢰지수(Consumer Confidence Index)’는 10월 들어 하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주택 구매 심리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임금 상승과 금융 안정성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쉬우는 “정부 셧다운은 FHA, VA, USDA 등 정부 보증 대출의 심사 및 처리를 지연시켜 자격을 갖춘 구매자들에게도 추가적인 장애물이 될 수 있다”며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불확실성이 구매 심리 전반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금리가 낮아졌더라도 경제 전반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지 않는 한 많은 소비자들이 주택 구입을 잠시 미루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활성 매물(시장에 실제로 나와 있는 주택 수)은 전년 대비 14.6% 늘어나며 103주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현재 시장에는 약 110만채의 주택이 매물로 등록돼 있으며, 이는 26주 연속 100만채 이상을 유지한 수치다. 그러나 새로운 매물보다 전체 활성 재고가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주택이 시장에 더 오래 머물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주택의 중위 판매 소요 기간은 63일로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과 비슷하다. 즉, 거래 속도가 팬데믹 이전으로 회귀하며 시장의 체감 활력이 다소 둔화된 셈이다.
집이 더 오래 시장에 머무르면서 셀러들은 연내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가격 인하에 나서고 있다. 리얼터 닷컴에 따르면 전국 중위 매물 가격은 42만4200달러로 지난해와 거의 변동이 없으며, 스퀘어피트 당 가격은 0.8% 하락했다. 이는 거의2년 동안 이어졌던 상승세가 꺾인 것으로 8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최근의 가격 정체와 하락세가 단순한 금리 요인 뿐 아니라 장기적인 거래 부진이 실제 주택 가치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결국 당분간 주택시장은 금리 하락이라는 긍정적 요인과 경기 불안이라는 부정적 요인이 맞물린 ‘균형의 시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매물 증가와 가격 조정이 동시에 나타나며 거래 속도는 더딜 수 있지만 소비자 신뢰 회복과 임금 상승이 병행된다면 내년 상반기에는 보다 활발한 거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리얼터 닷컴은 보고서를 통해 “금리 하락이 주택시장 회복의 단초를 제공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경제 전반에 대한 신뢰 회복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성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