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렌트비 뒷걸음...세입자 숨통 트이나
LA의 아파트 공급량이 늘면서 모처럼 렌트비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인타운 인근 아파트 공사 현장. /이해광 기자
LA 5개월 연속 하락세
2베드룸은 1년새 10%↓
신규 공급량 2배나 늘어
한동안 치솟기만 하던 남가주의 아파트 렌트비가 하락세로 돌아서며 세입자들의 숨통이 다소나마 트이고 있다. 이는 신규 아파트 공급량 증가와 경기·고용 둔화 등의 영향에 따른 것으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렌트비 내림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아파트 정보업체 ‘줌퍼(Zumper)’에 따르면 지난 달 LA카운티의 1베드룸 아파트 평균 렌트비는 월 2250달러로 전년 동기비 6.3% 떨어진 것은 물론 5개월 연속 하락했다. 같은 기간 2베드룸 아파트도 9.9%나 낮아지며 월 3100달러를 기록했다.
샌디에이고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1베드룸 렌트비는 전년비 6.3%, 2베드룸은 4.8% 각각 낮아졌다. 오렌지카운티의 한인 밀집지 애너하임의 경우 1베드룸은 1.9%, 2베드룸은 3.0% 각각 렌트비가 하락했다. 오렌지카운티에서는 브레아, 풀러턴, 샌타아나 등의 월 렌트비가 2000달러 이하인 1650~1995달러로 형성됐다는 게 '줌퍼'의 분석이다.
렌트비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공급량 증가다. 특히 LA카운티의 신규 아파트 공급량은 올 2분기말 기준 8000유닛에 달해 전년 동기비 93.7%나 뛰었다. 전문가들은 “여름철 신규 아파트 공급이 정점에 달한 후 현재 인벤토리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랜드로드들이 공실을 막기 위해 렌트비를 낮추고 다양한 혜택을 제공중”이라며 “LA의 내년 신규 공급량은 올해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렌트비 추가 하락도 점쳐진다”고 내다봤다. 이들은 “남가주 전체 아파트 시장이 내년까지 LA와 유사한 렌트비 하락세를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줌퍼'의 안테모스 조지아데스 최고경영자(CEO)도 “높은 공급량이 렌트비 하락의 주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고용과 성장 둔화·소비심리 위축·높은 실업률 우려 등도 아파트 임대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며 “현재의 아파트 시장은 세입자들이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임대 계약을 재협상하거나 더 나은 주거 환경으로 옮길 수 있는 드문 기회”라고 설명했다.
한편 북가주 지역은 여전히 고가의 렌트비를 유지하며 남가주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의 10월 1베드룸 평균 렌트비는 월 3110달러로 전국 평균(1650달러)의 두 배에 육박했다. 팔로알토는 월 3090달러, 월넛크릭은 2550달러를 기록했다. '줌퍼'는 “북가주 인기 주거지의 경우 봄철 이사 시즌이 오며 수요가 몰리면서 렌트비가 다시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해광 기자 la@chosun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