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은 집에 안전하게 보관"

영주권자는 카드 지참 필수

불체자는 묵비권 행사 필요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의 첫 9개월 동안 최소 170명의 시민권자가 이민 당국에 의해 구금된 것으로 확인됐다. 

LA 카운티에서도 시민권자가 구금되는 일이 발생했으며, 약 20여명은 하루 이상 가족이나 변호사와 연락할 수 없는 상태로 구금됐다. 

탐사보도 전문매체 ‘프로퍼블리카’에 따르면 이민 당국의 부적절한 단속 의혹은 연방의회 공동조사로 이어졌다. 

반면 연방국토안보부(DHS)는 단속 대상이 불법체류자에 한정된다고 강조했다.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최근 브리핑에서 “시민권자가 체포·구금된 사례는 없다”며 “우리는 불법 체류자만 단속하고 있으며, 시민권자가 구금됐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민권자 구금 사례와 연방 대법원의 프로파일링 허용 결정 등으로 인해 시민권자들 사이에서도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일부 시민권자들은 이제 식료품점, 학교, 직장 등 외출 시 여권을 지참하고 다닌다.

◇시민권자가 반드시 지참해야 할 서류는

국가이민법센터 린 피어슨 변호사는 “시민권자는 법적으로 신분증을 지참할 의무가 없다”고 말했다. 물론 운전 중에는 운전면허증이 필요하지만 여권을 항상 지니고 다닐 법적 의무는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피어슨 변호사는 “여권을 집에 안전하게 보관하고,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에게 위치를 알려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구금 시 가족이 시민권 증명 자료를 당국에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주권자와 기타 이민자

영주권자는 항상 영주권 카드를 지참해야 하며, 요구 시 이민 당국에 제시해야 한다. 

미제출 시 벌금 또는 구금이 가능하다. 영주권을 신청 중인 사람은 아직 취업허가서(EAD)가 없는 경우 신청 접수증 사본을 지참해야 한다. DACA·TPS 수혜자는 취업허가서를 지참하고, 요구 시 이민 당국에 제시해야 한다.

비자 소지자는 개인 상황별로 법률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안전하다. 불법체류자는 특별히 유용한 서류는 없으나 요구 시 묵비권을 행사하고, 변호사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피어슨 변호사는 “이민 당국이 시민권자나 비시민권자의 권리를 침해하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성훈 기자 la@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