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과 결혼 말고 동네와 결혼하라"
많은 바이어들이 '동네'보다 '집'에 집중하는데 이는 전략적 실수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AP
후회 없는 내집 마련 전략
홈바잉 예산 부족할 경우
좋은 동네 낡은 집이 최고
완벽한 세상이라면 누구나 완벽한 가격에 완벽한 동네에서 완벽한 집을 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주택가격이 여전히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많은 바이어들이 ‘위치’보다 ‘집’ 자체에 집중하며 내 집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러한 선택이 결국 후회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들은 “집은 바꿀 수 있어도 동네는 바꿀 수 없다”며 “집과 결혼하지 말고, 동네와 결혼하라(Marry the neighborhood, date the house)”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왜 ‘동네’가 ‘집’보다 더 중요할까
집을 구매할 때 ‘어디에 살 것인가’는 ‘얼마나 지불할 수 있는가’ 만큼이나 중요한 요소다. 예산이 한정돼 있다면 마음에 드는 동네에서 다양한 주택 옵션을 고민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나은 선택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샌디에이고의 부동산 에어전트 데보라 밴스는 “예산이 부족할 경우 좋은 동네에 있는 낡은 집을 사는 것이 더 현명하다”며 “집은 리모델링을 통해 얼마든지 가치를 높일 수 있고, 삶의 질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솔트레이크시티의 에이전트 닉 부스도 같은 의견을 전한다. 그는 “사람들은 낙후된 집이라도 좋은 동네에 있는 집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반대로, 아무리 좋은 집이라도 동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결국 불만족으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좋은 동네를 먼저 찾게 돕는 에이전트의 전략
부스는 특히 외지에서 이사 오는 고객들과 함께 다양한 지역을 돌아보며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동네를 함께 찾아간다고 한다. 그는 “고객과의 대화에서 취미, 주말 활동, 출퇴근 거리 등을 파악하고, 이에 맞는 동네를 제안한다”고 설명했다.
밴스는 또 다른 전략을 사용한다. 원하는 동네의 주택 소유자들에게 엽서를 보내, 잠재적인 매수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다. 그는 “판매 의향이 있는 집주인은 공개 매물로 내놓지 않아도 거래할 수 있고, 구매자는 경쟁 없이 집을 살 수 있어 양쪽 모두에게 이득”이라고 말했다.
◇“무조건 크고 좋은 집 보다 위치를 우선 고려해야”
주택 구입은 많은 요소를 저울질해야 하는 선택이다. 부스는 “넓은 마당을 원하면서도 직장에서 20분 이내를 원하는 경우, 해당 조건을 만족하는 동네는 매우 한정적”이라며 “결국 결정은 하나: 더 넓은 집이냐, 더 좋은 위치냐”라고 조언한다. 그의 경험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결국 ‘위치’를 선택한다고 한다.
그는 또 이렇게 강조한다. “집은 페인트칠, 조명 교체, 주방 리모델링 등으로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하지만 동네는 쉽게 바꿀 수 없다. 나중에 분명히 불편함을 느끼게 될 요소가 될 수 있다.”
◇입지 후회 사례 많아… 삶의 질과 직결
부스는 실제 사례를 들며 “집에만 집중한 나머지, 바쁜 도로 옆이나 시끄러운 학교 근처, 경기장 인근과 같은 입지 조건을 간과한 구매자들이 결국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집을 볼 때 단순히 내부 공간만 볼 것이 아니라 “이곳으로 퇴근할 때 기분이 좋을까?”, “이 동네에서 아침을 시작하고, 주말을 보내고 싶을까?”라는 질문을 해보라고 조언한다. 또한 부동산법 상, 중개인은 특정 지역을 추천하거나 회피하도록 유도할 수 없기 때문에, 최종 결정은 전적으로 구매자 본인의 몫이라는 점도 강조된다.
◇필수 조건과 희망 사항을 구분해야
부스는 “대부분의 구매자는 유연하게 조건을 조율할 수 있지만, 몇 가지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요소들이 있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5인 가족이라면 방 4개, 독립 샤워실이 있는 욕실, 추가 욕실 2개 등은 ‘필수 요소’일 수 있다. 이후 오픈 키친, 벽난로, 수영장 등은 ‘희망 사항’으로 정리해 우선순위를 구분하는 것이 현명한 접근이다.
“필수 조건을 충족하고, 진짜 중요한 요소들이 체크된다면, 그 집은 행복한 삶의 시작이 될 수 있다. 나머지는 다 ‘보너스’일 뿐”이라고 부스는 덧붙였다.
구성훈 기자 la@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