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과 감성 사이] K-STEAM 파워 – 한인들의 도전과 자부심

김미향
오클렘그룹 대표
21세기 글로벌 무대에서 ‘K’로 시작하는 단어는 더 이상 낯설지 않다. K-POP, K-ART, K-CULTURE, K-FOOD, K-TECH, 그리고 K-STEA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rt, Math)까지 이 모든 영역의 중심에는 세대와 국경을 넘어 활약하는 한인들이 있다.
그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세계적 영향력을 발휘하며 한국인의 창의력, 근면함, 그리고 혁신 정신을 증명하고 있다. 이들의 성공은 단순한 개인의 성취가 아니다. 그것은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한인사회 전체의 자부심이며, 특히 차세대 청소년들에게는 강력한 ‘롤모델’로 작용한다. “우리도 할 수 있다.” 이 단순한 메시지가 미국과 세계 각지에서 자라는 한인 2세들에게 꿈과 자신감을 심어준다.
한인 과학자들은 이제 세계 연구의 중심에 서 있다. NASA의 우주탐사 연구실, 구글의 인공지능 연구소, 실리콘밸리의 혁신 스타트업 속에서, 또 대학과 연구실에서 수많은 한인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이 기술 혁신을 이끌고 있다. AI, 반도체, 로보틱스, 바이오테크 등 미래산업의 핵심 분야마다 한인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으며, 그들의 성취는 이미 글로벌 표준을 바꾸고 있다.
예술 분야에서도 한인들의 존재감은 압도적이다. 뉴욕, 파리, 런던, 서울을 잇는 글로벌 미술시장에서 한인 작가들의 작품은 감성에 기술을 더한 예술로 평가받고 있다. 디지털 아트, NFT, Art-Tech 영역에서도 한인 예술가들은 기술을 예술의 언어로 승화시키며, 전통과 미래를 잇는 새로운 미학을 창조하고 있다.
그 대표적 사례가 바로 K-POP의 ‘Demon Hunters’ 프로젝트다. 이 작품은 단순한 음악 콘텐츠가 아니라 음악, 영상, 패션, AI, 그래픽, 철학이 융합된 Art-Tech의 결정체로 평가받는다. 무대의 세계관은 한국의 전통 설화와 미학에서 출발했다. ‘도깨비’, ‘혼(魂)’, ‘한(恨)’, 그리고 ‘빛’이라는 개념이 디지털 아트워크, 무대 조명, 의상과 영상미 속에 정교하게 녹아 있다.
이는 한국적 영성과 미적 정서를 서구적 시각언어로 재해석한 창조적 시도다. 이 과정에서 중심적 역할을 한 이들이 바로 한국인 아티스트 디렉터들이다. 그들은 단순히 무대를 꾸민 디자이너가 아니라, 한국의 미(美)와 철학을 세계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번역한 문화 엔지니어이자 예술 과학자였다. 특히 한복의 절제된 선, 한지의 질감, 한국 건축의 곡선미, 그리고 ‘선(禪)’의 미학적 철학을 조명, 그래픽, 안무와 공간 구성 속에 세밀하게 녹여냈다. ‘Demon Hunters’는 K-POP이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한국의 미학과 정신이 디지털 기술과 결합된 새로운 문화코드임을 증명했다.
이 프로젝트는 전 세계 젊은 세대에게 한국의 아름다움이 단지 시각적 스타일이 아니라 깊은 사유와 전통의 미감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닫게 했다.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한인들의 모습은 우리 청소년들에게 단순한 우상이 아니다. 그들은 한인으로서의 자부심을 실천으로 증명하는 생생한 교과서다. 한인 2세, 3세들이 미국 사회에서 때때로 정체성의 혼란을 겪을 때, 이들 선배들의 삶은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다.
“한국인이라는 뿌리를 잊지 말고, 세계 속에서 당당히 빛나라.”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정체성과 자부심에서 비롯된 자신감이다. 그리고 바로 그것이 세계 각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한인들의 성취가 남기는 가장 큰 유산이다.
이제 한인사회의 교육은 단순히 학문적 성취를 넘어 정체성 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 STEAM(과학·기술·공학·예술·수학) 교육은 단순히 기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창의적으로 표현하게 하는 과정이다. 교육의 목표는 대학입학뿐만이 아니라 세계 속에서 자신을 증명하는 힘이다. 그 힘은 교과서가 아니라 자부심에서 나온다.
K-ART의 창의력, K-TECH의 혁신, K-CULTURE의 감성 —이 세 가지가 결합될 때, 비로소 한인사회는 새로운 세대의 리더를 길러낼 수 있다. 한인들은 이제 세계 무대의 중심에서 기술과 예술, 과학과 문화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들의 존재는 “Korean American”이라는 이름을 하나의 브랜드이자 문화적 상징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특히 STEAM 분야에서 보여준 창의적 도전, 그리고 과학자·예술가·기술자들이 이뤄낸 수많은 성취는 우리의 청소년들에게 단순한 영웅담이 아니라 자신의 뿌리로부터 세계를 향해 나아갈 용기를 심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