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조선일보와 함께 뜁니다] "미주한인사회에 의미있는 일 할 것"
강석희 전 어바인 시장
연방 총무청 지역청장 성공적 완수
"현장 떠난 지 오래라 쉽지 않지만
기회 되면 커뮤니티 위해 나설 것"
"한인으로 미국 대통령이 될 만한
차세대 인재를 찾는 것도 내 역할"
"미주 한인사회에 도움이 되는 그런 의미있는 일을 계속해서 하는 게 제 꿈입니다. 또한, 한인사회에 긍정적 변화를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항상 남아 있겠다는 게 제 신념이기도 하고요."
강석희 전 어바인 시장. 그의 이름 뒤에는 아직도 10년 넘게 지난 타이틀이 따라 붙는다. 정치인 강석희에게 어바인 시장 자리는 그만큼 강렬했다. 한인 이민 1세대로는 최초의 직선시장이었다. 또, 어바인시 사상 첫 유색인 시장으로 재선에까지 성공하며 미주 한인은 물론 전 세계 동포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심었다.
지난 1월 말까지 연방정부 총무조달청 북서부지역(9, 10지구) 수석청장으로 샌프란시스코에서 근무하고 은퇴한 강 전 시장이 지난 16일 미주조선일보를 찾았다. 강 전 시장은 마침 이날 개막한 제52회 LA한인축제의 오픈 세리미니에 참석하기 앞서 기자와 인터뷰를 했다.
총무조달청 9. 10지구는 캘리포니아, 네바다, 애리조나, 하와이를 포함한 인근의 섬, 아이다호, 오리건, 워싱턴, 알래스카까지 전체 연방의 3분의 1을 포괄할 정도로 광범위하다. 이곳 수장을 맡아 강 전 시장은 관할 내 모든 연방정부 건물을 관리 감독하고 필요 물품을 공급하는 일을 총괄했다. 바이든 정부 중반인 2023년 1월에 시작해 2년 1개월 동안 3000명이 넘는 인력을 관리하며 해당 업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그러나, 막상 총무조달청 수석청장 역할을 마치고 '귀향'했어도, 그의 이름 뒤에는 다시 "시장님"이 더 자연스럽게 따라 붙었다. 연방정부 지역청장이 임명직이기는 하나, 훨씬 더 큰 자리였음에도. 아무래도 그에게 아직 정치 여정이 더 남은 탓이 아닐런지.
강 전 시장도 굳이 이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선거현장을 떠난지 너무 오래 지났어요. 다시 시작하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기회가 되고 또, 한인과 커뮤니티를 위해 도움이 되는 역할이라면 마다할 이유는 없겠지요."
강 전 시장은 자신의 정치여정도 돌아봤다. 아쉬움이 남는 곳이 있다고 했다. "시장을 마치고 2012년 연방 하원의원에 도전했다가 실패했어요. 가주 45지구는 당시 존 캠벨이라는 4선 의원이 현역으로 있던 곳이라 버거웠죠. 그래도 정말 열심히 선거운동을 했어요. 김창준 의원 이후 오랫동안 연방의원이 없던 터라 한인 커뮤니티의 바람이 어떤 것인지를 너무도 잘 알았거든요. 주위에서는 '시의원이 되는 편한 길을 두고 왜 굳이 어렵게 가느냐. 정치인으로 미래를 감안해야 한다'는 말을 했지만 당시엔 힘들어도 도전하는 게 맞다고 봤어요. 돌이켜 보면 현역을 유지하면서 도모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 거죠."
한 번의 실패 후, UC어바인 총장 특별보좌, 채프먼대학교 정치 겸임교수 활동을 한 강 전 시장은 2015년 가주 29지구 상원의원에 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이듬해 6월 예비선거에서 같은 민주당의 자시 뉴먼에 밀려 다시 고배를 마셨다. "다 이긴 선거였는데 상대가 '카펫배거(Carpetbagger: 지리적으로 연관 없는 지역에서 정치적 이익을 구하는 자)'라는 네거티브 전략을 들고 나온 것이 먹히면서 근소한 차이로 무너졌어요. 원래 어바인에서 살다가 선거에 앞서 1년간 풀러튼으로 이사했던 것을 상대가 공략한 것이었는데, 아무튼 그로 인해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지요."
두 번의 큰 실패가 있었지만 강 전 시장은 그냥 있지 않았다. 꾸준히 기회를 찾았고, 연방정부 총무조달 지역청장으로 행정 및 정치감각을 다시 찾았다. 물론, 당장 어떤 이벤트에 뛰어들 것은 아니라고 거듭 밝혔다. 그보다는 한인사회가 자신을 키워줬던 만큼 차세대 인재를 찾아 미래 지도자를 키우는 일도 그에겐 중요한 일이라고 했다.
"한미장학재단 회장, 한미민주당협회 회장, 한미연합회 오렌지카운티 이사장 등을 지낸 것도 다 그런 차원이었어요. 이제 한인사회에서 연방 하원과 상원의원도 나왔고, 다음은 주지사 차례지요. 아마도 하와이의 실비아 장 루크(한국명 장은정) 부지사가 그런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다음엔 대통령입니다.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분명 미래 한인 대통령이 될 인재를 개발하는 그런 역할을 정치 현장에 남아서 계속할 생각입니다."
김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