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비슷할 때 '다름'이 경쟁력 된다
'완벽 스펙' 학생이 탈락하는 이유
GPA 4.0 올 A, SAT 만점에 가까운 고득점, 학생회장 경력까지.
이른바 '완벽한 스펙'을 갖춘 학생들이 명문대학에서 줄줄이 탈락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무엇이 문제일까? 답은 간단하다. 모두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최상위권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 대부분이 완벽한 성적과 화려한 활동 이력을 갖추고 있다. 학생회, 모의재판, 키 클럽 같은 전형적인 교내 활동은 이제 기본 조건에 불과하다. 문제는 수천, 수만 명의 지원자가 거의 동일한 프로필을 제출한다는 점이다.
입학사정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비슷한 성적, 비슷한 활동, 비슷한 수상 경력을 가진 지원자들 사이에서 누구를 선택해야 할까? 결국 눈에 띄는 것은 '다른' 학생이다. 독창적인 열정을 보여주는 학생,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진 학생이 합격한다.
최근 수십 년간 미국 대학 입시의 가장 큰 변화는 '종합 평가(Holistic Admissions)'의 확산이다. GPA와 SAT 같은 객관적 지표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그것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대학은 학생의 인격, 가치관, 회복탄력성, 공동체에 대한 기여 가능성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입학사정관들이 찾는 것은 지금 당장 가장 완벽한 학생이 아니라, 앞으로 가장 큰 성장을 이룰 가능성이 있는 학생이다.
성적이 뛰어나더라도 에세이에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거나, 활동이 대학 입시를 위한 '스펙 쌓기'로만 보인다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대학은 '사람 됨됨이'를 본다.
과거에는 학업, 체육, 예술, 봉사 등 여러 분야에서 고르게 능력을 갖춘 '웰라운드형 학생'이 선호됐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다방면에서 활동한 학생은 오히려 '어느 것 하나 깊이 파고들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대신 하나의 분야에 몰입해 전문성을 키운 '샤프 포인트형' 학생이 주목받는다. 예를 들어 생명과학에 관심 있는 학생이 고교에서 AP Biology, AP Chemistry를 수강하고, 여름방학에 대학 연구소 인턴십에 참여하며, 과학 경시대회에서 수상했다면, 그 분야에서의 진정한 잠재력을 입증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대학은 이제 '모든 것을 잘하는 학생'을 원하지 않는다. 대신 각기 다른 재능과 열정을 가진 학생들로 구성된 '웰라운드 클래스'를 만들고자 한다. 과학자, 예술가, 운동선수, 사회운동가가 함께 어우러진 다양성 있는 집단이야 말로 대학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신입생 집단이다.
김수현 교육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