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 칼럼] 사랑의 사슬

박성근 목사(남가주 새누리 침례교회)
미국 중서부의 작은 도시에 요하임이라는 남자가 있었다. 그는 신앙이 좋고 마음이 착한 사람이었지만, 직장을 구할 수 없었다. 겨울이 다가와 눈바람은 날리는데 종일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채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그때 그는 한 노부인이 차를 길가에 세워 놓고 누군가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요하임이 내려서 노부인을 도우려 하자 처음에는 노인이 경계했다. 그의 모습이 너무나 남루했기에 불량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친절하게 미소를 지으며, “안심하세요. 저는 부인을 도와드리려는 것입니다. 무슨 문제인가요? 아, 참! 저의 이름은 요하임입니다.”
자동차를 살펴보니 타이어에 문제가 있었다. 요하임은 차 밑으로 들어가 온몸에 먼지와 기름을 묻혀가며 열심으로 타이어를 갈아주었다. 타이어 교체 작업이 끝나자 노부인은 너무 감사하다며 사례하고 싶다고 했다. 그 노부인은 지갑을 꺼내서 얼마를 드리면 되냐고 물었다.
그러나 요하임은 돈을 받을 생각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만약 부인이 저에게 정말 고맙다고 생각하신다면 누군가 부인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그 사람을 도우세요. 그 순간 저를 기억하시면 됩니다”
노부인이 돌아오는 길에 작은 레스토랑을 발견하고 따뜻한 것을 마시고 싶어 들어갔다. 주문을 받는 종업원을 보니 임신 8개월쯤 된 것 같았다. 그때 노부인은 100달러짜리 지폐로 계산을 했다. 종업원이 잔돈을 바꾸어 왔을 때 노부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다만 냅킨 위에 이런 글자가 적혀 있었다. “이 돈은 당신께 드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은 제게 빚진 것이 아닙니다. 내가 어려울 때 누군가가 나를 도왔습니다. 만약 당신이 보답하고 싶다면 이 사랑의 사슬이 끊어지지 않게 해 주세요.”
퇴근한 후 집으로 돌아온 여자 종업원이 침대에 누우며 남편에게 말했다. “요하임, 다음 달이면 아기가 태어나는데 어떤 노부인이 꼭 필요한 금액의 돈을 주고 가셨어. 그분이 어떻게 우리의 어려움을 알았을까?”
요하임이 베푼 사랑이 결국 자신의 가정으로 되돌아온 것이다. 이것이 사랑의 사슬이다. 내가 받은 사랑을 다른 사람에게 전해주고, 그 사람이 또 다른 사람에게 전해주어 사랑이 사슬처럼 연결되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 예수님의 정신이고(눅 6:38), 이것이 크리스천들의 삶의 콘텐츠이다. 이 사랑의 사슬이 끊어지지 않는다면 이 땅은 조금 더 밝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