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의 기독교인문학] 그냥 지나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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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광의 기독교인문학] 그냥 지나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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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광 목사 (월드 쉐어 USA 대표)


1964년 3월 13일 금요일 새벽 뉴욕 퀸즈 지역 주택가에서 한 여성이 잔인하게 살해당했다. 살해당한 키티 제노비스(Kitty Genovese)라는 여성은 35분 동안이나 비명을 지르며 도움을 요청하다가 사망했다. 다소 잔인하지만 단순한 살인 사건으로 취급되던 이 사건은 2주 후인 3월 27일 뉴욕타임스 특집 기사로 미국이 발칵 뒤집혔다. 


   뉴욕타임스는 피해자의 격렬한 비명 소리를 듣고 새벽에 불을 밝혔던 38인의 침묵에 주목했다. 피해자가 절규하며 도움을 요청할 때 깨어 불을 밝혔지만, 아무 조치도 하지 않은 38인을 질타했다. 다른 언론도 일제히 방관자들의 기이한 행태를 지적하며 ‘차가운 사회’ 그리고 ‘무감각한 시민정신’을 지적했다. 그 <38인의 침묵>은 차갑고 무책임한 우리 사회를 설명하는 표제어가 되었다. 


   <침묵하는 38인>에 우리 얼굴은 없을까? 차갑고 비겁하게 침묵하는 무리들 가운데 교회나 성도는 없을까? <침묵하는 38인>의 대칭어가 <선한 사마리아 사람>이다. 현대교회와 성도들에게 강도를 만나서 상처 입고 신음하는 이웃을 돌보고 섬기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사랑이 있을까? 


   적어도 미주 한인 교계에는 이런 사랑의 나눔이 있다. 미주 남가주(Southern California) 지역에 교회가 교회를 돕는 위브릿지(We-Bridge)라는 프로그램이 진행중이다. 한 기독 언론사가 연결하고 교회들이 협력해서 교회가 교회를 돕는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교회가 힘을 얻고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 근사한 일이다. 많은 나눔과 섬김의 프로그램을 보고 경험했지만, 위브릿지 프로그램만큼 복되고 멋진 프로그램도 많지 않다. 


   미국 장로교회(PC USA)가 매년 사순절에 실시하는 <위대한 나눔의 한 시간(One Great Hour of Sharing)>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1949년에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자연재해, 기아, 가난, 억압 등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사순절 기간에 모금한다. 신학적 문제로 아쉬움이 많은 미국 장로교회(PC USA)가 실천하는 멋지고 위대한 나눔이다.

   

   한국방문 중에 초소형교회들을 돌아봤다. 처음에는 우연한 방문이었고, 나중에는 의도적으로 찾아갔다. 훌륭한 목회자들의 힘찬 목회도 보였고, 지친 목회자의 애달픈 몸부림도 보였다. 그러나 한결같이 그들에게서 연약한 영혼들을 부둥켜안고 영혼과 교회를 세우려는 몸부림을 보았다. 그들의 열정과 눈물에서 희망과 처절한 아픔이 보였다. 이런 교회와 목회자에게 용기를 줄 수 없을까? 이런 목회자를 돕는 선한 사마리아인은 없을까?


   사마리아로 가는 외딴 길 강도를 만난 사람이 피를 흘리고 있었다.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었지만 인적조차 드문 곳에서 그를 도울 사람은 없었다. 몇 사람이 그를 지나쳤다. 그런데 그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사람이 선한 사마리아인(Good Samaritan)이다. 인구(人口)에 회자(膾炙)하는 그의 사랑은 고통 받는 자를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사랑에서 출발했다.


   작은 교회를 향한 따뜻한 시선이 필요하다. 코로나 시대 이후 한국의 작은 교회 상황이 훨씬 더 어려워졌고, 국내 전도도 심각한 수준으로 어려워졌다. 지금까지도 작은 교회들을 도와왔지만, 이제는 더 적극적으로 돕고 섬겨야 한다. 신음 하는 작은 교회들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말자! 선교적 열정과 선한 사마리아인의 맘으로 교회를 돕고 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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