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급등' 오라클, 리더십 교체


클레이 마구어크(위)와 마이크 시실리아 오라클 새 공동CEO. AP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붐에 올라타며 올해 들어 주가가 거의 2배로 뛴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 오라클이 경영승계 계획을 앞당겨 지난 22일 CEO를 전격 교체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3일 전했다. 오라클은 클레이 마구어크(39)와 마이크 시실리아(54)를 새로운 공동 CEO로 임명했다.
오라클의 이번 조치는 최근 나온 일련의 호재를 십분 활용하고 중대한 변혁의 순간에 새 리더십을 부각하려는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해석했다. 경영진 조기 교체는 오라클이 클라우드 사업을 대규모로 확장하고 주가가 랠리를 펼친 뒤 나온 조치다.
오라클은 앞서 지난 6월 마구어크와 시실리아를 사장으로 승진시켰는데 당시엔 이들을 1∼2년 뒤 공동 CEO로 승격시킨다는 계획이었다고 익명의 관계자는 전했다.
오라클은 최근 잇단 호재를 터뜨리며 AI 업계의 강자로 부상했다. AI 챗봇 선두주자인 오픈AI와 대규모 클라우드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1992년 이후 하루 기준으로 주가가 가장 가파르게 상승(36%)하는 기록을 세웠다.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중국 동영상 공유 앱 틱톡을 주요 클라우드 고객으로 계속 잡아두는 작업도 마무리하는 중이다.
새 경영진은 오픈AI 같은 고객사와 체결한 막대한 규모의 AI 인프라 구축 계약을 이행하면서 회사의 광범위한 소프트웨어 앱 포트폴리오에 AI를 통합해야 한다. 그러면서 오라클의 현금 창출원인 데이터베이스 사업도 지켜야 한다고 블룸버그는 진단했다.
두 사람은 직함은 같지만 보상은 마구어크가 더 크다. 마구어크는 2억5천만달러 규모의 주식 패키지를, 시실리아는 1억달러어치의 주식을 받는다.
이는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의 중요성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최근 오라클의 클라우드 사업이 일군 성공의 많은 부분은 마구어크의 공로다.
엔지니어링에 초점을 두는 경영 스타일을 지닌 그는 이날 "이는 제 인생 일대의 기회"라며 클라우드 사업부가 고성장 시기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이사회 부의장으로 자리를 옮긴 사프라 캐츠 전 CEO는 "상황이 훌륭할 때 이런 전환을 하는 게 좋다"며 "(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인) 래리(엘리슨)는 계속해서 오라클을 이끌고, 우리를 성공하게 만든 비전과 사업적 감각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