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만불 연봉 포기하고 ICE로 옮기라고?
ICE, 전·현직 경관 대상
이민단속 요원 모집 박차
가주 경관들은 '시큰둥'
연방이민세관단속국(ICE)이 요원 확보를 위해 전·현직 경찰관 등 법 집행 경험자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채용 공세에 나섰다.
최고 시청률을 자랑하는 미 프로풋불(NFL) 경기 중 TV 광고까지 집행하며 적극적인 모집 활동에 나선 ICE는 현직 경찰 인력을 겨냥한 채용 전략으로 일선 경찰 기관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LA타임스(LAT)에 따르면 ICE는 지난 8월 방영된 TV 광고에서 “피난처 도시(sanctuary cities)에서는 위험한 불법체류자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경찰은 제지하지 못한다”며 “ICE에 합류해 최악의 범죄자들을 잡자”는 내용으로 지원을 독려했다. ICE는 고액의 사이닝 보너스, 학자금 탕감, 6자리 숫자 연봉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나이 제한을 없애고, 스패니시 능력 요건을 철폐했으며, 기존 법 집행 경험이 있는 지원자에 대해 교육 과정을 축소하는 등 지원 문턱을 크게 낮췄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전문가들은 “가주의 경우 경찰 임금수준이 워낙 높아 단순한 연봉 경쟁만으로는 인력을 유인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LA경찰국(LAPD) 초봉은 연 9만 2000달러 수준이며, 샌프란시스코 경찰국의 초봉은 12만달러에 육박한다. ICE가 가주에서 타주보다 높은 임금을 제시하고 있음에도 “단순히 돈만으로는 현직 경찰관이 연방 기관으로 옮기지 않는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오바마 정부에서 ICE를 이끌었던 존 샌드웨그는 “연방 요원이 되고 싶었던 주 경찰이었다고 해도 지금 시점에 ICE에 들어가고 싶어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로컬 경찰 인력난도 ICE 채용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LAPD의 경우 최근 10개 아카데미 클래스에서 평균 31명밖에 졸업하지 못했으며, 이는 LA시 당국의 목표인 총 9500명 경찰 인력 확충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구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