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서 노예제 자료 철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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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서 노예제 자료 철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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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품 철거 지시를 받은 '채찍질당한 등'(The Scourged Back) 사진. 노예에대한 폭력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진이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트럼프 행정부 지시 

'역사 지우기' 논란도

 

 

트럼프 행정부가 국립공원에서 노예제와 관련한 각종 자료와 전시물 철거에 나섰다. ‘미국의 역사를 비하한다’는 이유에서인 것으로 전해진다.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 행정부 내 소식통을 인용해 국립공원관리청 관할 부처인 내무부가 이 같은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서명한 행정명령에 따른 것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역사적 인물을 비하하는 이념을 담은 각종 전시물을 국립공원에서 제거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웨스트버지니아주의 하퍼스페리 국립역사공원에선 노예제와 관련한 각종 자료가 가려지거나 철거된 것으로 전해졌다. 30개 이상의 표지판이 문제 자료로 분류됐으며, 여기엔 인종차별이나 노예에 대한 백인들의 적대감을 다룬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고 한다.


하퍼스페리 국립역사공원은 1859년 노예제 폐지론자인 존 브라운이 이끄는 무장 세력이 봉기한 사건을 기념해 조성한 공원이다. 이 같은 역사적 배경 때문에 이 공원에는 노예제의 비참한 현실과 인종차별의 악습을 고발하는 각종 사료가 중점적으로 전시돼 있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조지아주 포트 풀라스키 국립기념물에선 노예에 대한 폭력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진 ‘채찍질당한 등’(The Scourged Back) 복제품도 철거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863년 촬영된 이 사진은 남북전쟁 당시 북부 주민들에게 노예제 폐지의 정당성을 확인시켜주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 역사적 사료다. 주인에게 학대당한 후 탈출한 남성 등에 채찍 흉터가 가득 난 모습이 담겼으며 흑인 해방 투쟁의 상징으로 자리 잡기도 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지시가 ‘역사 지우기’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2023년까지 필라델피아의 국립역사공원 책임자를 지낸 신디 맥레어드는 “전시물은 중요한 역사의 일부를 전달한다”며 “이를 제거한다면 역사공원의 본질이 바뀌는 것”이라고 했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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