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 아시안 체포 1년 만에 3배

올해 한인 추방 건수 184건
강제 추방·자진 출국 모두 증가
전과 기록 없는 체포도 급증
최근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이 전방위로 강화되는 가운데 한인 등 아시안 이민자에 대한 체포 건수가 전년 대비 세 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UCLA 아시아계 연구센터와 ‘지역사회 지식 센터’(Center for Neighborhood Knowledge)가 공동으로 발표한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안 이민자에 대한 체포 건수는 지난해 약 700건에서 올해 같은 기간 2000건을 넘어서며 3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올해 6월 첫째 주 기준 체포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9배에 달해, ICE의 단속 강도가 이례적으로 강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주 별 체포 건수 비중을 살펴보면, 캘리포니아가 전체의 19%로 가장 높았으며, 뉴욕과 텍사스가 각각 11%를 차지했다. 이어 버지니아, 펜실베이니아, 오클라호마가 뒤를 이었으며, 상위 5개 주가 전체 체포 건수의 절반을 차지했다.
국적별로는 중국(676건, 30%), 인도(578건, 26%), 베트남(342건, 15%) 출신이 체포자의 대다수를 차지했다. 라오스와 네팔을 포함한 상위 5개 국적이 전체 아시아계 체포의 약 80%를 점유했다.
해당 기간 한국 국적자 체포 건 수는 약 20건으로 추산되나, 추방 사례가 꾸준히 증가함에 따라 체포 건수도 향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시러큐스대학교 거래기록접근정보센터(TRAC) 통계에 따르면, 올해 회계연도 한국 국적자 관련 추방 건수는 총 184건이며, 이 중 69건은 강제 추방, 13건은 자진 출국 사례로 집계됐다.
지난 6월 초 ICE가 LA 한인 소유 세차장과 의류업체를 급습해 약 15명을 구금하며 한인 사회에 불안을 조성한 가운데 4일 조지아주 현대자동차 공장 단속에서는 한국 국적자 300여 명이 대거 체포돼 한미 양국 간 외교적 긴장이 고조됐다.
보고서는 이번 체포 급증이 아시아계 커뮤니티 내 불안감을 키우고 경제활동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비 감소, 조기 폐업, 공공장소 회피 등이 대표적 현상이다. UCLA 폴 옹 교수는 “아시아계 체포 건 수가 빠르게 늘고 있으며, 적법 절차가 무시되는 경우가 많아 인권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체포자 중 과거 형사 기록 보유 비율은 올해 초 50%에서 6월 33%로 감소했다.
우미정 기자 la@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