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 세차장서 불체자 단속… 한인들 '패닉'
3일 오전 한인타운 올림픽가에 위치한 세차장 앞에서 중무장한 연방요원이 불체자 단속을 벌이는 모습. /Radio Korea 제공
중무장 요원들, '올림픽 카워시' 급습
불과 5분 만에 4~5명 연행 '충격'
목격자들 "무서웠다, 전쟁터 방불"
배스 LA시장 "이민단속 중단해야"
3일 LA 한인타운 심장부인 올림픽 불러바드에서 벌어진 연방정부의 불체자 체포작전이 커뮤니티를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께 중무장한 연방요원 10~15명이 올림픽과 윌튼플레이스 인근 한인 운영 '올림픽 카워시'를 급습, 직원 4~5명을 연행해갔다.
불과 5분 남짓한 시간에 이뤄진 이번 작전은 한인타운에서 이뤄진 가장 노골적이고 대담한 단속 중 하나라는 평가다.
캐런 배스 LA시장은 “'올림픽 카워시'에서 발생한 이민 단속은 매우 우려스럽다. 이 세차장은 누구나 아는 중요한 장소로 이런 사업장이 표적이 되면 커뮤니티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며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이 체포될 경우 가족의 안정은 흔들리고, 이웃들과 소상공인들에게도 큰 충격이 가해진다. 누구도 피부색이나 출신 국가를 이유로 표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단속 관련 제보를 접수한 한인타운노동연대(KIWA) 대응팀은 "연방요원들이 영장도 없이 이민단속을 벌였다"며 강한 분노를 표명했다. SUV 차량에서 내린 중무장 요원들이 순식간에 카워시 직원들을 연행하는 모습은 마치 전쟁터를 연상시켰다는 목격자의 증언도 나왔다.
KIWA는 상황을 접수한 즉시 현장에 직원을 파견해 상황을 확인했으며, 이번 급습이 명백한 인권 침해라고 규탄했다.
한인타운을 관할하는 마크 곤살레스 54지구 가주하원의원도 성명을 통해 강력 반발했다.
곤살레스 의원은 "ICE 요원들이 타운 비즈니스에 들이닥쳐 노동자들의 생계를 어렵게 만들고 주민들을 두려움에 몰아넣는 행태는 용납할 수 없는 위협"이라고 밝혔다. 이어 "연방당국은 한인타운 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단속을 벌이고 있으며, 커뮤니티를 분열시키며 공포에 빠뜨리기 위해 모든 것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급습은 단순히 개별 사건을 넘어 타운 경제 전반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한인업주들은 "불체자 체포와는 별도로 지속되는 이민 단속에 따른 경기 악화가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연방당국의 강화된 불체자 단속 시대에 고용주들이 처벌받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는 점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실제로 LA 지역 카워시 업체들에 대한 급습이 최근 몇 주간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자들만 표적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인타운 한복판에서 벌어진 이번 작전은 커뮤니티 전체에 깊은 충격을 안겼다.
평소 활기찬 올림픽 불러바드의 분위기도 급격히 위축되고 있으며, 업주들은 고객 감소와 직원들의 불안감 증대로 이중고를 겪는 모습이다. 커뮤니티 관계자들은 "이런 식의 무차별적 급습이 계속될 경우 한인타운의 경제적, 사회적 기반이 크게 훼손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작전은 단순한 이민단속을 넘어 한인 커뮤니티의 생존권과 존엄성을 위협하는 심각한 사안으로 발전하고 있어 향후 지역사회의 대응과 연방당국의 추가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구성훈 기자 la@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