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야기]리더와 겸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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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야기]리더와 겸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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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송

뉴커버넌트 아카데미 교장


“더닝-크루거 효과”란 사회학자 데이비드 더닝(David Dunning)과 저스틴 크루거 (Justin Krueger)의 이름을 딴 심리적 현상을 말하는데, 특정한 기술이 부족하거나 무능한 사람이 자신의 능력을 과장하는가 하면 반대로, 높은 기술 수준을 소유한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전자의 경우 기술이나 기능이 떨어지는 자가 자신의 미숙함과 단점을 인지하지 못해서 그렇다. 추가로,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어 자신을 과장하고 “장식”하려 든다. 후자는 자신이 장시간 일을 잘 처리해 왔기에 다른 사람도 다 그렇게 할 것이라 여겨 자신이 별로 특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더닝-크루거 효과는 무식과 유식, 무능력과 검증된 실력, 교만과 겸손의 차이라고 볼 수 있다. 학교에서 초등학생들과 함께 쉬는 시간에 축구를 해 보면 처음부터 아예 참여를 거부하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어떤 녀석들은 자기가 “쏘니”라고, “메시” 같다고 우쭐거리고 “폼”을 낸다. 하지만, 그런 아이 중 대다수가 헛발질하고, 넘어지기도 하며, 신발을 허공으로 날린다. 


그렇지만 그런다고 금방 “아, 축구가 어려운 운동이구나. 내 실력이 턱 없이 부족하구나”라고 인정하지 않는다. 적어도 다른 아이들보다 더 잘 한다며 씩씩거리고, 또 오늘은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축구화를 가지고 오지 않아서, 점심을 너무 많이 먹어서, 스트레칭 하지 않아서, 등등의 이유를 대며 자신이 진짜 실력자임을 믿어달라고 호소한다. 



그런데… 아이들만 그런가? 어른도 골프를 칠 때 똑같은 언행을 보인다. 특히 초보 골퍼들이 “골프를 좀 친다” 말하고, 스윙 폼을 보여주며 자랑하고, 자신의 스코어가 이 정도다, 페이드는 이렇게, 드로는 저렇게 쳐야 한다며 “골프에 대해 좀 안다”고 우쭐댄다. 물론, 골프를 즐기고 관심이 있기에 그럴 수 있다. 


헌데 은근슬쩍 자신의 스코어를 밝히고, 꽤 실력이 좋은 것같이 포장하는 것이 문제다. 하지만, 같이 라운딩을 해 보면 실력이 들통나며, 앞서 언급한 아이들과 똑같은 변명을 늘어놓는다: 오늘은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새 클럽이어서, 점심을 너무 많이 먹어서, 스트레칭 하지 않아서 등등.  



참고로, “싱글 핸디캡 골퍼”는 아예 골프를 친다는 말도 안 꺼낸다. 남성의 경우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 중 약 10% 정도만 싱글 핸디캡이다. 여성은 3%도 안 된다. 그렇기에 싱글 골퍼는 대단한 실력자다. 하지만 이들은 골프 이야기를 자주 꺼내지도 않고, 자신의 스코어를 알리려 애쓰지도 않는다. 누가 물어보면 “그냥 보기(bogie) 게임 정도다, 그냥 운동 삼아 골프를 즐긴다”라고 한다. 절대 자신이 가장 잘 쳤을 때의 스코어를 평균 스코어로  말하지 않는다.  



무식하면 용감하고, 무능한 자가 교만하다. 더닝-크루거 효과가 지적하는 바가 바로 이 점이다. 무지하고 무식하면 우쭐대고 뻐기고 교만하게 군다. 물론, 젊은이의 경우 이것을 “패기”라고도 한다. 하지만, 실력이 뒷받침 안 하는 패기나 자신감은 자만, 교만에 불과하며, 실력을 쌓지 않으면 언젠가 들통나 포기하고 좌절하고, 때론 거부도 당한다. 



더닝-크루거 현상의 해결책은 간단하다. 자신의 단점과 부족한 점을 냉철히 인정하고 배우는 자의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 진정한 배움은 겸손에서 시작한다. 겸손해야 배우고, 겸손해야 더 연습하고, 겸손해야 교사나 선배, 부모나 어른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인다. 더 큰 역량을 키우고, 더 좋은 성과를 얻고,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배우고, 연습하고, 노력하는 것이 참된 열정이고 실력을 쌓는 방법이다. 



자신감과 역량 사이에는 큰 갭(gap)이 존재한다. 지식과 기능이 따라주지 않는 자신감, 역량 부재의 패기는 망상이요 꿈이고 허세다. 세상이 원하는 리더는 자신감과 역량을 겸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지도자자가 되어야 세상이 제대로 돌아간다. 그리고, 그런 리더가 겸손까지 겸했다면 정말 존경받을만한 "분"이다.



26년 전, 실력과 신앙을 겸한 차세대 리더를 배출하기 위해 작은 기독교 학교를 설립했고, 지금까지 전력을 다해 왔다. 요즘, 유능한 중견 리더로 자리 잡아 가는 본교 출신들의 소식을 자주 듣기에 감사하고 가슴이 뿌듯하다. 교만을 물리치고 겸손히, 지속적으로 배우는 그들이 되길 기도한다. 



4년 뒤 개교 30년이 되면 교장 직책을 내려놓을 계획이다. 그러나, 끝까지 존경받는 스승으로 기억되기 위해 나 자신도 꾸준히, 겸손히 배우고 발전하기로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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