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 부담에 짓눌린 美 중산층… 라스베이거스 등 직격탄
ATTOM 최신 보고서
전국서 3만6000채 압류
미국 전역에서 주택 소유주들이 모기지 상환에 어려움을 겪으며 주택 압류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
특히 네바다와 플로리다 등 일부 주에서는 연체율이 급격히 치솟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부동산 데이터 분석업체 ATTOM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 동안 미국 내 약 3만6130건의 주택이 압류 절차에 들어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수치로, 올해 들어 가장 가파른 연간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 내 주택 3939채당 1채 꼴로 압류 관련 활동(연체 통보, 경매 일정 통보, 금융기관의 소유권 회수 등)이 발생했다는 의미다. ATTOM의 롭 바버 CEO는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일부 주택 소유주들이 자산 가치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압류 건수의 꾸준한 증가세는 특정 시장에서의 재정적 압박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올해 상반기 동안 압류 절차에 들어간 주택은 총 18만765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증가했다. 다만 7월의 경우 압류 절차가 최종 완료돼 금융기관이 소유권을 넘겨받은 주택 수는 3866건으로 전달인 6월보다 1%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과 비교하면 여전히 18% 증가한 수치다.
네바다는 7월 기준 2326채당 1채꼴로 압류 절차가 진행돼 전국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플로리다가 2420채당 1채로 2위, 그 뒤를 메릴랜드(2566채당 1채), 사우스 캐롤라이나(2588채당 1채), 일리노이(2727채당 1채)가 이었다.
특히 라스베이거스는 미국 내 대도시 중 세 번째로 높은 압류율을 기록했는데 1914채당 1채꼴로 압류 절차가 시작됐다. 네바다 주의 중심지이자 관광산업의 핵심 도시인 라스베이거스는 최근 부동산 시장에도 이상 조짐이 보이고 있다. 퇴직자 및 부동산 투자자들의 이탈로 인해 매물 수가 폭증하고 있으며, 6월과 7월 두 달 연속으로 전국 50대 도시 중 가장 높은 연간 주택 재고 증가율(각각 77.6%, 65.7%)을 기록했다.
리얼터 닷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엘 버너는 네바다와 플로리다에서 압류가 급증한 배경으로 관광 산업 의존도를 지적했다. 그는 “두 주 모두 관광 산업에 크게 의존하는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관광업은 경기 침체 시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산업 중 하나다. 경기 둔화로 인한 실직이 모기지 상환 불능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고 지적했다. 네바다의 카지노 산업은 여전히 연간 315억달러의 수익을 기록했지만, 순이익은 전년 대비 24.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익은 도박, 숙박, 음식, 음료 등 소비자 지출을 포함한 수치이며, 순이익은 모든 운영비용을 제외한 수치다. 라스베이거스의 고가 주택 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7월에만 100만 달러 이상 고급 주택 매물이 전년 대비 42% 급증했다.
플로리다 역시 주택 시장 침체와 높은 압류율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7월 한 달간 연체 통보가 시작된 주택은 2891건으로 전국 2위, 압류 완료 건수는 241건으로 전국 3위를 기록했다.
인구 50만 이상 도시 가운데 플로리다의 캡코럴(1735채당 1채), 레이크랜드(1802채당 1채), 델토나(1818채당 1채)는 미국에서 가장 높은 압류율을 보였다. 100만 명 이상 대도시 중에서는 잭슨빌(1893채당 1채)이 텍사스주 휴스턴(1882채당 1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압류율을 기록했다.
구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