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올 땐 SNS 잠그고 일회용 셀폰 챙겨
까다로워진 입국 대비 철저히
한국 등 해외여행객 만반 준비
'트럼프 비난' SNS 입국 거부도
"미국에 갈 때는 평소 쓰던 셀폰 대신 임시 기기를 가져가세요."
"휴대기기에 있는 자료는 하드디스크로 옮기거나 비밀번호로 보호된 클라우드 계정에 저장한 다음 삭제하세요." 미국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전문가들이 하는 조언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한국 등 해외여행객들이 까다로워진 미 입국 절차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의 계정을 잠그고 사진과 메시지를 삭제하는 것은 물론 스마트폰의 얼굴 인식 기능을 해제하거나 심지어 임시 셀폰을 마련하기도 한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입국 단속이 유례 없이 늘어나고, 강도도 높아졌다. 호주와 캐나다 등 일부 국가는 미국 여행 관련 지침을 변경해 입국시 전자 기기 검사가 있을 수 있다고 명시했으며 한국 외교부의 미국 '출입국 정보'도 "휴대전화(SNS 내용 확인) 또는 수화물을 검사하는 경우도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스마트폰 검사를 통과하지 못해 미국 입국이 거부된 사례도 적지 않다. 한 여행객은 “입국 심사관이 스마트폰에서 개인적인 사진까지 샅샅이 뒤져 그가 과거에 마약을 사용했다는 증거가 발견됐다며 입국 거부를 통보했다”고전했다. 프랑스의 한 과학자는 휴대전화 검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글이 발견됐다는 이유로 입국을 거부당했다.
까다로워진 미 입국 절차 때문에 아예 미국 여행을 보류하거나 취소하는 여행객들도 늘고 있다.
캐나다의 변호사이자 스토리텔링 공연자인 키스 세리는 원래 올해 뉴욕프린지 축제에서 공연할 계획이었지만, 축제를 몇 주 앞두고 계획을 취소했다.
도널드 로스웰 호주국립대 교수도 입국 거절을 우려해 미국에서 오는 강연 초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과거 언론에 했던 논평 가운데 미국에 비판적인 내용이 있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최소한의 근거만으로도 입국자의 기기를 검사할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기기 검사를 받은 입국자 수는 4만7000 명으로 전체 여행객 4억2000만 명의 0.01%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 3분기에는 데이터 수집이 시작된 2018년이후 단일 분기 최고의 검색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