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의 기독교 인문학] 보석과 인생
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대표)
마틸드 부인은 빼어난 미모를 자랑했지만, 가난한 하급 공무원의 아내였다. 그녀는 가난하고 낮은 신분의 삶에 큰 불만이 있었다. 초라한 식탁, 평범한 남편, 허접한 집이 그녀를 숨 막히게 했다. 그녀는 늘 상류층 사교계, 화려한 옷과 보석을 꿈꾸며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기쁜 얼굴로 귀가한 남편이 교육부 장관이 주최하는 무도회 초대장을 내밀었다. 그런데 마틸드는 무도회에 어울리는 드레스와 장신구가 없다며 울었다. 남편은 모아둔 돈으로 드레스를 사주었고, 장신구는 마틸드 친구 포레스티에 부인에게서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빌렸다.
무도회 날 밤, 마틸드는 눈부신 아름다움과 멋진 춤을 뽐냈다. 수많은 사람이 그녀에게 매료되었다. 그들의 찬사에 그녀는 행복했다. 마틸드는 드디어 자신이 그토록 꿈꿔온 세계에 발을 디딘 듯한 환상을 느꼈다.
그러나 행복은 너무 짧았다. 집에 돌아와 옷을 갈아입던 마틸드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빌렸던 명품 목걸이가 사라진 것을 발견했던 것이다. 부부는 당황하며 집에서부터 무도회장으로 오가는 길에 탔던 마차며, 오갔던 길과 무도회장을 샅샅이 뒤져보았다. 하지만 목걸이는 찾을 수가 없었다.
마틸드는 같은 디자인의 목걸이를 사서 주기로 했다. 목걸이 값은 그들에게 어마어마한 큰돈이었다. 루아젤 부부는 전 재산을 처분하고, 부족한 금액은 고리대금업자에게 빌려 10년에 걸쳐 갚았다. 그간 마틸드의 손은 거칠어지고, 피부는 빛을 잃고, 고된 삶으로 젊음은 빠르게 사라졌다.
10년 후, 마틸드는 거리에서 우연히 포레스티에 부인을 만났다. 그녀는 확연히 늙어버린 마틸드에게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었다. 마틸드는 친구에게 자신이 겪은 고통과 목걸이 사연을 털어놓는다. 그제야 친구는 놀란 얼굴로 말한다. “마틸드, 그 목걸이 진짜가 아니었어. 싸구려 모조품이었어!” 허망한 허영심에 인생을 팔아 버린 마틸드가 안쓰럽기만 하다.
요즘 특검이 발표하는 명품 이야기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전 영부인의 뒷얘기를 시시콜콜 전하는 특검, 세상이 바뀌었다고 스스로 사연을 털어놓은 사업가, 그리고 명품을 좋아하다 추락한 김여사 모두에게서 탐욕이 보인다. 각각 명품, 권력, 민심을 추구하는 탐욕의 얼굴들이다.
파노플리 효과(Panoplie Effect)라는 말이 있다. 특정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해당 제품을 사용하는 다른 사람들과 같은 집단에 속한다는 환상을 느끼는 심리 현상이다. 쉽게 말해, 명품으로 장식하면 명품을 사용하는 왕족이나 귀족이 된 듯한 느낌을 즐기게 된다고 한다.
요즘 특검(관계자들)은 권력의 맛을 진하게 즐기며 더 큰 권력을 탐하는 듯하다. 스스로 자술서를 쓴 노 사업가는 바뀐 세상에서 민심이 환호할 명품 소식을 세상에 내놓는 듯 미주알 고주알 다 고자질하는 느낌이다. 모두가 아쉽고 안타깝다.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안타까운 사람은 김여사다. 대통령 부인의 가치를 알았더라면 시시한 명품을 탐하진 않았을 것을.
허망한 보물을 탐하다 무너지는 남을 비난하기는 쉬워도, 허망한 보물을 찾으며 자신이 무너지는 것을 알기는 쉽지 않다. 성경은 하늘에 보물을 쌓으라고 가르친다. 여기에 두 가지 교훈이 있다. 하늘에 쌓을 수 있는 보물을 찾고, 보물을 하늘 창고에 쌓으라는 말씀이다. 어지러운 시절에 나의 보물이 하늘 창고에 쌓이고 있는가를 다시 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