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영락복지상조회, 500만달러 피해 우려
파산에 몰린 LA다운타운의 나성영락복지상조회 사무실. 본지는 17일 사무실을 찾았으나 문이 닫혀 있었다. 이훈구 기자
파산여부 이번 주 결정 ··· 운영진 “생존 위해 축소 불가피”
나성영락교회에서 독립, 별도 비영리법인 운영 파행 불러
LA 한인사회 최대 규모의 상조회인 나성영락복지상조회(Young Nak Welfare Mutual Club INC.)가 심각한 재정난에 빠지면서 파산위기에 몰렸다. 피해 예상규모만 5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며, 수천 명의 회원이 직·간접적 피해를 입을 전망이라 파장이 만만치 않다.
전수홍 회장 등은 지난주 긴급공지를 통해 회원들에게 '챕터 7(파산청산)]과 '챕터 11(파산보호)', 두 가지 방안을 제시하고 이번 주 내로 표결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챕터 7 선택 시, 남은 자산을 회비 납입 기간에 비례해 환급하지만, 1인당 평균 환급액은 700~800달러 수준에 그치게 된다. 챕터 11을 택하면 운영은 유지되지만, 장례 지원금은 기존 1만5000달러에서 5000달러로 대폭 축소되며, 회비 인상은 불가피하다.
이번 사태의 핵심 쟁점은 동 상조회와 나성영락교회의 관계다. 상조회는 지난 1992년부터 나성영락교회 산하 형태로 설립돼 실제 운영을 이어왔다. 그러나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별도 비영리법인으로 독립운영 해 온 것이 그 발단이다. 회원 다수는 상조회가 나성영락교회 산하 기관이라고 믿고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2023년에는 세금 미납으로 인해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비영리단체 면허가 정지된 바 있다.
때문에 일부 회원들은 “교회 명칭과 이미지를 사용해 수십 년간 회원을 모집해 놓고, 문제가 터지니 교회는 발을 빼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교회 측은 “상조회는 독립법인이며, 교회 재정과 직접 연관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상조회의 회칙상 사무실이 교회 별관에 위치하며 운영 의사 결정에 교회 당회원이 참여해 왔다는 점 때문에, 두 기관은 긴밀히 얽혀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재정난의 원인으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망자 급증에 따른 장례지급금 지출 증가, 투자수익 부진, 운영비 과다 등이 지적된다. 여기에 최근 몇 년간 회원 수 감소와 회비 체납이 겹치면서 재정 기반이 급격히 약화됐다.
한인사회 일각에서는 교회와 상조회가 공동으로 책임을 지는 구제방안 마련을 촉구하고 있으나, 법적·재정적 해법 도출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회원 투표 결과에 따라 상조회가 문을 닫을지, 축소운영으로 연명 할지를 결정할 전망이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미주 한인사회의 상조회 시스템 신뢰도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상조회 시스템이 고령화 시대가 되면서 가입자들의 비용 부담만 높고 혜택은 줄어든다는 지적이다. 또한, 일부 상조회는 의료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는 교민들에게 월정액을 받는 유사보험 형태의 영업을 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상조회들에 대한 잡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납부한 비용조차 돌려받지 못한다는 구조적 모순에 대한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본보는 지난 15일 영락복지상조회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수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또, 17일에는 다운타운 사무실도 찾아갔으나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이훈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