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시니어] 사람의 감정을 순화시키는 아름다운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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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시니어] 사람의 감정을 순화시키는 아름다운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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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인협회·미주지회 강정실 회장


미등단자(未登壇者)들을 위해 ‘등단’의 기회와 문학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있는 한국문인협회·미주지회 강정실 회장(75). 그는 수필가로서 한국과 미국에서 잘 알려진 중견 작가다. 부산 토박이인 강회장은 중·고등학교에서 국어교사 생활을 하다가 1979년 독일로 유학을 가게 된다.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던 그는 독일에 대해서 철학의 나라, 과학의 나라, 종교의 나라, 음악의 나라라는 표현을 쓸 만큼 독일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고 했다. 독일에서의 전공은 ‘육가공’. 한때 독일에 정착하느냐 한국으로 돌아오느냐 고민한 적도 있었지만 결국 고국으로 돌아와 진주햄 등에서 일하며 선진 육가공 기술을 전수했다.


#. 다시 시작된 문학과의 인연

그렇게 글과는 멀어지나 싶었는데 주재원으로 미국으로 오게 되었고 워싱턴주 웨스트레이크에 정착하면서 작가의 길을 다시 걷게 되었다. 웨스트레이크와 패스코 지역에서 모텔사업을 하던 중 숙박업이라는 사업의 특성상 낮 시간 보다는 밤 시간이 더 여유가 있었기에 그 시간에 독서와 글쓰기를 했다. 처음 글쓰기는 인근 타코마의 ‘기독신문’을 중심으로 문인들과의 교류로 시작되었고 자연스럽게 시와 수필을 다시 쓰기 시작했다. 경제적으로는 어려움이 없었으나 가끔 새벽에 손님이 들면 잠이 달아나 쉽게 잠들 수 없어 이때부터 컴퓨터에 앉아 글을 쓰면서 이따금 가까운 곳을 중심으로 카메라를 들고 출사를 나갔다. 자신의 운명이 또 바뀌게 된 건 LA지역으로 오면서부터다. LA의 문인사회에서는 유독 ‘미등단자(未登壇者)’들에 대한 차별이 존재했다. 게다가 기성 문인의 협조가 없이는 등단할 수 없어 자신의 의지 보다는 기성 문인들이 선호하는 문학지에 등단하는 일이 종종 발생했다. 따라서 작가 지망생들이 정당한 절차에 따라 인정 받고 등단을 받게 하기 위해 문학강좌도 열고 발굴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문인협회·미주지회장으로 섬기게 되었다.


#. 좋은 글쓰기란 무엇인가

강회장의 수필 쓰기는 대학 4학년 때부터다. 1975년 교지에 수필 ‘최후의 만찬’이 당선된 게 계기다. 수필은 다른 장르와는 달리 자신과의 내면적 소통에 안락함을 준다. 인간 본연이 가지고 있는 오감(五感)과 함께 세상만사, 생로병사를 자신의 수필에 온전히 담아야 하며 길지도 짧지도 않은 장르이기에 다작이 가능하다는 것이 그 장점이다. 그렇게 LA에서 문학강의도 하며 제자들의 발간을 도와주는 동안 자연스럽게 서평도 쓰게 되면서 어느새 ‘문학평론가’라는 직함이 하나 더 늘었다. 강회장이 생각하는 좋은 글이란 무엇일까? 강회장은 이에 대해 “사람의 감정을 순화시키고 마치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글을 써야 한다. 또한 글에 자기 자랑을 하거나 남을 가르치려고도 하지 말고 잘못을 지적하지도 말 것이며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도 칼날이 아닌 칼등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글쓰기를 두려워하지 않으려면 △많이 읽고 △많이 쓰고 △최소한 7회 이상 퇴고를 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되도록 글을 많이 쓰는 것이 인격수양에 도움이 됨을 강조했다. 글을 많이 쓰게 되면 내적 갈등이 끝나고 자기 본연의 글이 나오기 시작하며 이후 서정적, 서사적, 시적, 철학적, 종교적 등의 전문성이 생긴다는 것. 그래야만 제목과 글이 결론까지 서로 맞아지며 좋은 글이 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또한 글을 한번 쓰면 버리지 말고 그 글을 다시 고쳐 쓰면서 숙성시켜야 하며 술이나 담배가 아닌 정서적인 일에 더 투자하기를 강조했다. 

이훈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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