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부터 전기차 나홀로 카풀레인 주행 ‘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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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부터 전기차 나홀로 카풀레인 주행 ‘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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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주 DMV에서 발급한 클린 에어 차량(CAV) 스티커 / 우미정 기자 



연방차원 연장 없으면 9월30일 종료

EV 구매의 최대 유인책 ‘사라지나’ 

CHP, 단속 시점 아직 미정 

교통 체증·출퇴근 시간 급증 우려 


캘리포니아주에서 수십만 명의 전기차(EV) 운전자들이 누려온 ‘단독 탑승 시 카풀레인(HOV 차선) 이용’ 혜택이 9월 30일 공식 종료 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출퇴근 시간대 교통혼잡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당 혜택은 지난 1999년 도입된 ‘클린 에어 차량(Clean Air Vehicle, CAV) 스티커 데칼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당시에는 천연가스 차량과 하이브리드 등 저공해차를 대상으로 단독 탑승 시에도 HOV차선 이용을 허용했다. 이후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까지 범위를 확대 적용해 왔으나, 시행 26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되는 셈이다. 


이 프로그램은 특히 LA와 샌프란시스코 등 대도시의 만성적인 교통정체 구간에서 운전자들에게 체감 가능한 시간 절감 효과를 제공하며, 전기차 보급을 견인해 온 핵심 인센티브로 평가된다. 


현재까지 캘리포니아 차량국(DMV)을 통해 발급된 CAV 스티커는 51만 9000개를 넘어섰으며, 해당 스티커를 부착한 차량은 운전자 1인 탑승 시에도 HOV 차선 주행이 가능했다. 그러나 해당 프로그램은 내달 30일을 기점으로 종료 될 예정이며, 이후에는 스티커 소지 여부와 관계없이 단독주행 시 HOV 차선 진입은 위법으로 간주될 수 있다. 


혜택 종료로 인해 상당수 운전자들이 통근시간 증가 및 도로정체 심화 등의 현실적인 불편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HOV 차선이 사실상 출퇴근 시간대의 유일한 ‘쾌속차선’ 역할을 해온 지역에서는 체감 충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매일 LA로 왕복 4시간을 출퇴근하는 김모 씨는 “작년, 혼자서도 카풀레인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EV 차량 구매 결정의 핵심 요인이었다”며 “앞으로는 출퇴근 시간이 최소 1.5배는 늘어날 것으로 보여 사실상 차량 혜택이 반토막 난 셈”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 캠퍼스 전기차 연구센터(Electric Vehicle Research Center)가 실시한 2025년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약 30%가 "주정부 인센티브가 없었다면 전기차를 구매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으며 여기에는 CAV 스티커를 통한 HOV 차선 이용 혜택도 포함됐다.


아울러, 기존 CAV 스티커는 차량 유형과 발급 시점에 따라 수 년간 유효했지만, 최근 발급된 스티커에는 모두 ‘2025년 9월 30일까지 유효’라는 문구가 명시돼 있어, 이를 뒤늦게 인지한 일부 운전자들 사이에서 혼란과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의회는 제도의 지속 필요성을 인정해 CAV 프로그램을 오는 2027년 1월 1일까지 연장하는 법안(AB 2678)을 통과시켰고, 개빈 뉴섬 주지사 역시 이에 서명한 상태다. 그러나 HOV 차선이 연방 고속도로 시스템의 일부로 분류되기 때문에, 해당 혜택을 유지하려면 연방도로청(FHWA) 또는 연방의회의 명시적 승인이 필요하며, 연방 차원의 승인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주법만으로는 CAV 프로그램의 효력을 유지할 수 없다. 


오는 10월 1일부터 CAV 스티커를 부착한 차량이 단독으로 HOV 차선을 이용할 경우 단속 대상이 되는지에 대해 캘리포니아 고속도로순찰대(CHP)는 아직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단속 시행 여부 및 유예기간 부여 여부도 현재까지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한편, DMV는 오는 29일까지 친환경 차량을 대상으로 HOV 스티커 신청을 받고 있으나, 신규 발급되는 모든 스티커 역시 내달 30일까지만 유효하다. 제도 종료 배경에 대해 전문가들은, 과거 ‘쾌속차선’ 역할을 하던 HOV 차선이 현재는 오히려 주요 혼잡 구간으로 전환된 점과 전기차 보급의 급격한 증가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대기자원위원회(CARB) 대변인 존 스완튼은 “연방정부의 최종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는 CAV 스티커를 제거하지 말고 상황을 주시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우미정 기자 la@chosu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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