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의 기독교 인문학] 그날을 위하여…
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대표)
모 방송국 트롯 경연프로그램 ‘미스터 트롯3’에 등장했던 박지후라는 가수를 응원한다. 그의 음악적 재능이나 스타성 보다 그의 삶의 태도를 좋아해서 그를 응원하는 것이다. 그는 자신을 ‘에어컨 설치 기사’라고 소개했다. 준수한 외모에 수준급의 실력을 갖춘 그는 예상 밖의 직업으로 청중과 심사위원을 놀라게 했다. 이어서 박지후는 자신의 아픈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박지후는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으로 16살부터 홀로 살았단다. 그는 중학생 시절부터 홀로 살면서 고달픈 세월을 보내야만 했다. 그가 부모도 없이 홀로 사는 것을 아는 선배들이 그의 방을 아지트로 삼았단다. 보호자도 없이 홀로 사는 박지후에게 그들이 가했을 만행은 불 보듯 뻔하다. 박지후에게는 그 상황이 지옥처럼 괴롭고 힘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힘든 시절을 보냈음에도 박지후는 가수가 되는 그 날을 위해 기를 쓰고 어긋나지 않았다. 모질게도 힘든 세월을 보낼 때도 그는 자신을 지켰다. 되는대로 살고 싶은 유혹이 있었지만, 소년 박지후는 자기의 꿈인 가수가 될 때 후회하지 않으려고 그 유혹을 물리쳤다. 가수가 되는 날 후회하지 않으려고 모질게 참고 견뎌왔던 소년 박지후가 대견하고 부럽다.
박지후는 깔끔한 외모와 목소리를 자랑한다. 그러나 그의 외모나 목소리보다 마음과 삶이 더 깔끔하다. 그의 안목이 대견하고, 어린 그가 보여준 진지한 노력이 부럽다. 그에게는 배우고 싶은 탁월함이 있다. 첫째, 그는 자신의 가능성을 보는 통찰력을 가졌다. 둘째, 그는 매우 어려운 환경에 굴하지 않고 멋진 꿈을 꾸었다. 셋째 그는 자신의 꿈을 위해 치러야 할 대가를 알았다. 넷째, 그는 꿈을 위해 포기하지 않고 절제할 줄 알았다.
박지후를 보며 부럽고 부끄러웠다. 그는 어린 나이에 또,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꿈을 꾸었고,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고, 꿈을 이룬 후를 생각하며 삶을 절제한 멋진 젊은이다. 그는 미래 지향적인 삶을 살았다. 그는 꿈을 꾸었고, 그 꿈을 구체화하기 위해 삶의 궤도를 이탈하지 않았다. 꿈과 미래를 위해 절제하지 못한 나 자신이 아쉽고 부끄러웠다.
스탠포드 대학교 월터 미셸(Walter Mischel) 박사는 독특한 실험을 했다. 아이들에게 마시멜로를 주고, 15분 동안 먹지 않고 기다리면 하나를 더 주겠다고 했다. 만족 지연 능력 시험이었다. 15분을 기다린 아이들이 나중에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 이 실험은 만족 지연 능력 즉 절제력이 학업 성취도, 사회성 발달, 스트레스 대처 능력 등에 큰 유익이 있음을 증명했다. 인내와 절제가 인생의 승패를 결정하는 중요한 능력임을 보여 준 실험이다.
얼마 전 한 장로님과 점심을 먹었다. 장로님은 주일 예배에 대표 기도를 준비하며 한 주간을 더 경건하게 보낸다고 하셨다. 예배 시간에 드리는 3분의 기도를 위해 언행을 절제하는 장로님의 모습이 귀했다. 오후 내내 ‘하나님 말씀을 전하며 주의 뜻을 전하는 나에게 인내와 절제가 있는가?’ 자문하며 나를 돌아본다. 그날에 자신을 지킨 박지후를 다시 생각했다.
박지후가 그리스도인들에게 주는 도전은 ‘그날을 위해 인내와 절제로 기다린 것’이다. 가수가 되어 떳떳하게 노래 부르는 그날을 위해 참고 기다리며 자신을 지킨 박지후를 배우고 싶다. 천국의 영광과 상급을 믿고 기대하는 성도는 당연히 그날을 위해 절제와 인내로 기다려야 할 것이다. 그날을 위하여 인내와 절제가 있는 오늘의 삶을 기도한다.